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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듀 ‘마드무아젤’

등록 2012-01-13 21:06수정 2012-01-13 21:38

프랑스 서부 소도시 공문서서 제외
“미혼여성 호칭, 성평등에 어긋나”
‘마드무아젤’(양·아가씨)이라는 프랑스어도 역사의 휴지통 속에 버려질 날이 머지않았나 보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2일 프랑스 북서쪽 브르타뉴 지역 일에빌렌 주의 세송세비녜 시에서 모든 공문서에 ‘마드무아젤’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현재 미혼 여성을 지칭할 때 스페인의 ‘세뇨리타’나 이탈리아의 ‘시뇨리나’처럼 약간의 시시덕거림과 친근감을 얹은 단어인 ‘마드무아젤’을 사용하고 있다. 웨이터들은 나이가 확실치 않은 여성을 “마드무아젤”이라고 불러 비위를 맞출 수 있고, 일부 거만한 공무원들은 여성을 정중하게 “마담”이라고 부르기 싫을 때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세송세비녜에서는 이제부터 청소년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여자를 ‘마담’으로 부르기로 했다. 모든 남자를 ‘므슈’로 부르는 것과 달리 여성만 ‘결혼 여부’에 따라 달리 정의하는 것이 성평등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에서는 앞으로 ‘마담’이라는 용어가 ‘결혼한 여자’라는 의미를 털어내고 여성을 지칭하는 좀더 일반적인 단어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결정은 세송세비녜 시장 미셸 비앙이 주도했다. 그는 2008년 성평등 정책으로 인구 1만6000명 규모 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실질적이든 상징적이든 크고 작은 불평등을 개선해 왔다. 물론 2007년 일에빌렌 주도 렌에서도 공식적으로 ‘마드무아젤’을 폐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여성운동 단체들이 대대적인 ‘반 마드무아젤’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영국 버크벡대 퍼넬러피 가드너클로러스 교수(언어학)는 “한 사회가 선택하는 호칭은 대상에 대한 뿌리 깊은 태도를 반영한다”며 “더 평등한 사회일수록 호칭을 덜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유럽 국가인 독일은 이미 1972년에 성인 여성에게 ‘프로일라인’을 쓰지 않기로 했으며, 영어권에서 ‘미스’나 ‘미시즈’ 대신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미즈’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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