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비관적 전망 확인
유로존 위기 등 해법 못내놔
유로존 위기 등 해법 못내놔
세계 정치·경제계의 명망가들이 참가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어느 때보다 우울한 분위기 속에 29일 막을 내렸다. 유로존 위기, 청년 실업, 개발 격차, 이란 핵 등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뾰족한 답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닷새간 열린 42회 다보스포럼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유럽의 경제위기가 회의장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각 산업의 수장들과 금융계 거물, 일류 학자들이 무기력증과 싸워야 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 2500여명은 여느 때 같으면 지구촌의 여러 현안들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겠지만 올해 포럼은 달랐다는 말이다.
자본주의의 위기를 주요 주제로 다룬 이번 포럼은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비관론을 표현하는 데 그쳐야 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8일 토론에서 “세계 경제위기가 10년 더 지속될 수도 있다”며 이전보다 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그는 경제에 내재하는 문제 외에도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이스라엘의 대립이 추가적인 위협을 세계 경제에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포럼은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개막 연설자로 나서면서 유로존 위기의 해법이 제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받았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유로존 지도자들은 추상적 희망만 표현한 채 구체적 해법을 내놓지 않았다. 금융규제 문제로 유로존과 대립하는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포럼 연설에서 유로는 근본적으로 불안한 화폐라며 유로존에 악담만 퍼붓기도 했다. 포럼이 진행중이던 지난 27일에는 에스앤피(S&P)에 이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5개 나라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내렸다. ‘가진 자들의 잔치’라는 욕을 먹는 다보스포럼은 올해에는 이래저래 초라한 뒷모습을 남겨야 했다.
그나마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제3세계 질병 퇴치를 위해 7억5000만달러(8430억원)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게 이번 포럼의 체면을 조금 살리게 됐다. 유럽 국가들이 청년실업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생산적인 면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유럽 정상들이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청년실업 해소에 220억유로(약 32조4036억원)를 쓰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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