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부인을 모델로 ‘이탈리아 노동자’ 동상
“최상류층이 어떻게 노동자 대변하나”…브루니쪽도 황당
“최상류층이 어떻게 노동자 대변하나”…브루니쪽도 황당
슈퍼모델 출신의 프랑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부르니가 공장 작업복을 입고 이탈리아 출신 이주노동자 여성들의 ‘얼굴’을 대표한다고?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각) 브루니를 모델로 하는 ‘그로테스크한’ 동상 건립 움직임이 야당은 물론 브루니 본인조차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 제공자는 프랑스 동부 인구 3만명의 자치구 노장쉬르마른의 수장 자크 마틴. 사르코지가 이끌고 있는 집권 대중운동연합 소속이기도 한 그는, 이 도시의 깃털 공장에서 일했던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여성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브루니를 모델로 한’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브루니가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사회당 등 야당은 8만2000유로(약 1억2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높이 2m짜리 이 동상 건립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윌리엄 게이브 의원은 “브루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노동자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최상류층인 브루니의 얼굴을 그 동상에 입히는 것은 이탈리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또 이 동상 건립 계획에 찬성표를 던졌던 한 자치구의원도 “예산 투표 전에 동상의 모습에 대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브루니 역시 ‘동상 스캔들’에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브루니의 측근은 <아에프페> 인터뷰에서 “브루니가 존경하는 조각가를 위해 모델을 해주기로 했지만,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데는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된 이후에도 무보수로 종종 모델 일을 해오긴 했지만, 그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브루니의 대변인도 “브루니는 전직 모델로서, 수많은 예술작업 요청을 받는다”며 이번 작업이 예술활동의 일환일 뿐, 정치적인 의미가 없음을 강조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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