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거짓말을 잘하는 등 비윤리적 행동을 더 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폴 피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그룹으로 나누어 7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27일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회보>에 실은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부동산 정보 인터넷사이트에서 195명에게 주사위 놀이를 시키면서 정직성을 떠봤다. 연간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 이상을 버는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50달러짜리 상품권을 걸고 같은 횟수로 컴퓨터 주사위를 던지게 한 뒤 숫자의 합을 기록하게 했다. 숫자가 12를 초과하면 거짓말을 한 것이었는데, 부자 그룹에서 그렇게 답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흔아홉개를 가진 사람이 한 개를 더 가지려고 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다른 실험에서는 어떤 그룹이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에서 교통 신호를 잘 지키는가를 살펴봤다. 426대를 관찰한 결과, 고급차 운전자의 3분의 1이 교차로에서 다른 운전자를 방해하는 행동을 했다. 값싼 자동차 운전자의 두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횡단보도에서는 비싼 자동차 운전자들이 보행자에게 더 양보를 하지 않았다.
구인·구직 인터넷사이트에서 접촉한 108명을 상대로 한 ‘고용주 돼보기’ 실험에서도 부자들이 더 정직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험 참가자들은 장기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의 임금 협상을 맡았다. 참가자들에게는 사실은 그 일자리가 얼마 가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는 점을 얘기해줬는데, 부자들은 구직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잘 일러주지 않았다.
대학생 129명에게 각각 부자와 가난한 사람 역할을 맡기고 아이들에게 줄 사탕을 어느 쪽이 더 빼먹는가를 지켜보는 실험도 진행됐다. 가까운 실험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줄 사탕이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부자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사탕을 더 많이 빼먹었다.
연구진은 부자들 사이에서 “탐욕은 긍정적이고 이로운 것”이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게 이런 차이를 이끈다는 추론을 제시했다. 부자들이 보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부자들이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 뒤처진다거나 사회적 교류를 멀리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가난한 이들의 경우 공동체에 의지할 일이 많기에 섣불리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은 경계했다. 부자들 중에도 막대한 부를 흔쾌히 내놓는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이들이 폭력적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프 교수는 “부자는 나쁜 사람으로 타고난다기보다는 지위가 올라가면서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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