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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대선 감시하는 9만개의 눈

등록 2012-03-04 19:52수정 2012-03-05 09:56

선거조작 논란 막으려
투표 현장 온라인 전송
곳곳서 부정시비 발생
푸틴, 1차서 당선 유력
극동 캄차카주에서부터 서쪽 끝 칼리닌그라드주까지. 시간대가 9시간에 걸쳐 있는 ‘대국’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 투표가 4일 실시됐다. 면적이 1707만5200㎢(한반도 22만3000㎢)에 이르는 탓에 한국 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3일 저녁 7시부터 5일 새벽 2시까지 사흘에 걸쳐 투표가 계속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3선이 유력시되는 러시아 대선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누가 되느냐보다는 ‘부정선거’ 논란이 또 일 것이냐에 있다. 이날 러시아 전역 9만4332개의 투표소(국외 부재자투표소까지 합하면 9만6000곳) 안팎에선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에 설치한 9만1000곳의 웹카메라 중 8만대는 실시간 투표 장면을 통신위성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로 전송했다. 나머지 1만1000대가 찍은 투표 장면은 녹화돼 보존된다. 지난해 12월 여당의 총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러시아가 ‘공정선거’를 표방하기 위해 취한 특단의 조처들이다.

중앙선관위는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이 온라인으로 투표를 감시하기 위해 등록했다고 밝혔다. 또 투표 현장에는 국내외 모니터요원 수만명이 나가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있다. 내무부는 경찰 38만명과 순찰 자원봉사대 2만9000명, 사설경호업체 요원 3만800명으로 질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대로 곳곳에서 부정선거 시비가 발생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부정 사례를 접수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제보 2700여건이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공산당 소속 모니터 요원은 우랄산맥 동쪽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중복 투표를 한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며 페이스북 페이지에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공산당은 또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유권자들이 푸틴에게 표를 주는 대가로 1000루블(약 3만8000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푸틴 쪽 유권자들이 부재자투표를 통해 표를 한번 던지고 다시 투표에 참여하는 ‘회전목마’ 투표가 자행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푸틴에 대한 찬·반 세력이 투표가 마감된 뒤 모스크바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크레믈궁 주변 등에 군과 경찰을 증강 배치하며 시위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소련 해체 뒤 6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는 푸틴(60) 총리 이외에도 최대 야당인 공산당 후보 겐나디 주가노프(68), 극우민족주의 성향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66),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러시아당 세르게이 미로노프(59), 재벌 출신의 무소속 후보 미하일 프로호로프(47) 등 5명이 도전했다. 푸틴은 이날 오후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아내 류드밀라와 함께 투표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운동 좀 하고 바로 투표소에 왔다”며 “투표율이 높게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1차 투표 잠정 개표 결과를 5일 오전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푸틴이 1차 투표에서 약 55~60%대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25일 1·2위 후보가 2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러시아의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 한차례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에, 푸틴은 이론적으로 대통령 8년, 총리 4년에 이어 또다시 최장 12년간 더 러시아를 통치할 수도 있다. ‘차르’의 장기집권 길목에 러시아가 섰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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