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마이크 설화’ 뒤
러시아 주적론에 반격
러시아 주적론에 반격
“머리 좀 쓰고 시계를 봐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26일 롬니 전 지사가 미국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미국의 지정학적인 주적 1호’라고 말한 데 대한 반격이다.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행사가 끝난 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러시아 취재진들에게 “이쪽이든 저쪽이든 항상 이념적 상투어를 들이대며 ‘공적 1호’ 따위를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여기엔 헐리우드 또는 과거 특정시대의 냄새가 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선 주자들에게 두 가지를 권고하고 싶다”며 “첫째, 그들은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에 흠집이 잡히지 않도록 머리를 쓸 필요가 있다. 둘째, 시계를 보라. 지금은 (냉전이 한창인) 1970년대 중반이 아니라 2012년이다. 정치적 현실을 직시하라”고 일갈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대선이 끝나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러시아에 ‘여유를 달라’고 은밀히 얘기한 내용은 고스란히 방송을 탔고, 미 공화당 주자들은 기회를 잡은 듯 오바마 공격에 나섰다.
특히,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롬니는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미국에) 비우호적 존재”이자 “세계에서 가장 나쁜 행위자들과 같은 편이므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의 반박은 롬니의 시대착오적인 냉전 의식을 꼬집으며 ‘생각 좀 하고 살라’고 비꼰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의 알렉산더 루카셰비치 대변인은 27일 “롬니의 발언은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분투에서 나온 게 분명하다”며 선거용 발언으로 평가절하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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