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트랜스젠더)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까.
지난달 캐나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했다가 성전환 사실이 밝혀져 탈락한 제나 텔러코바(23)가 논란 끝에 오는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본선 참가 자격을 얻게 될 것 같다고 현지 일간 <벤쿠버 선>이 3일 보도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 조직위는 “텔러코바가 캐나다 당국의 법적인 성별 인정 요건과 다른 국제미인대회의 기준을 충족한다면 그의 대회 출전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건부 허용인 셈인데, 텔러코바와 그의 변호인 쪽은 ‘확실한 허용’을 촉구하며 조직위를 압박하고 나섰다.
텔러코바는 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미스 유니버스 대회 주최자이자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는 나의 본선 대회 참가 여부를 분명한 말로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의 변호사인 글로리아 올레드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밴쿠버 트랜스젠더 동맹의 마리 리틀 회장은 성명을 내어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의 발표는 애초 텔러코바의 출전을 금지했던 자신들의 규정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일단 환영했다. 그는 그러나 텔러코바가 다른 국제미인대회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은 특히 덜 진보적인 나라들에서 열리는 미인대회들을 감안할 때 (텔러코바에게) 곤란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텔러코바는 본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지난 2010년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으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타이에서 열린 성전환 여성 미인대회인 미스 인터내셔널 퀸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 유니버스 대회 참가는 아직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캐나다에선 지방자치단체마다 성별 인정 요건이 조금씩 다른데다, 의학적 증명서와 의료진의 법적 진술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벤쿠버 선>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참가자의 자격을 “선천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텔러코바는 네 살때 자기의 성정체성이 ‘여성’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14살때부터 여성호르몬을 투여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제동, 감시공포…약 없인 잠 못자”
■ 도올 김용옥 “지금 전국이 쥐새끼로 들끓어”
■ 토론회장 뛰쳐나간 새누리 박선희 “불스원샷 먹고 폭주?”
■ 안철수 “시민 선택으로 정치권 교체 의사표현 해야”
■ 엄마, 나……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 “김제동, 감시공포…약 없인 잠 못자”
■ 도올 김용옥 “지금 전국이 쥐새끼로 들끓어”
■ 토론회장 뛰쳐나간 새누리 박선희 “불스원샷 먹고 폭주?”
■ 안철수 “시민 선택으로 정치권 교체 의사표현 해야”
■ 엄마, 나……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