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침몰은 태양·달에 지구 접근 탓”

텍사스대팀 새 원인 주장
“침몰전 1천년만에 가장 근접
중력에 파도 커져 빙산 이동”

100년 전 4월15일 1503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지구와 태양·달의 접근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타이타닉호의 침몰 원인 연구는 선원들의 부주의나 선체 결함 등에 집중했는데, 그것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이 1911년 12월~1912년 2월 지구가 태양과 달에 아주 근접했던 게 사고의 근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하늘과 천문학> 4월호에 발표했다고 9일 보도했다. 어떻게 거대한 빙산이 뉴욕과 위도가 비슷한 타이타닉호의 항로에 떠있었느냐가 연구의 착안점이다.

연구팀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전 수개월간 태양과 달이 1000년 만에 지구에 가장 근접했다고 밝혔다. 태양과 달의 중력이 만든 대서양의 아주 높은 파도가 그린란드에서 생성된 빙산을 남쪽으로 훨씬 멀리 이동시켰다고 한다. 빙산은 타이타닉호 침몰 장소로부터 수백㎞ 북쪽에 있는 캐나다의 래브라도와 뉴펀들랜드 연안까지만 도달하는 게 보통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도널드 올슨은 “우리 생각이 확실한 결론이라고 주장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당시 영국과 뉴질랜드에서도 기록적인 높이의 파도가 일었다”고 말했다.

타이타닉 침몰 원인을 추적해 온 작가 팀 몰틴과 샌디에이고주립대의 앤드류 영은 신기루 현상이 비극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찬 바닷물과 따뜻한 기류가 만나면 눈에 보이는 형상을 왜곡시킨다는 데 착안한 이론이다. 둘은 이 때문에 타이타닉호 선원들이 빙산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다고 추정한다.

이런 설명은 타이타닉호 주변에 있었으나 구조에 나서지 않아 큰 비난에 시달린 화물선 캘리포니안호의 책임도 덜어준다. 캘리포니안호 선장이 주변에 있던 배(타이타닉호)가 대형 여객선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도 착시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캘리포니안호 선원들은 구조 신호탄이 너무 낮은 곳에서 터져 구조 요청을 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몰틴은 신호탄은 높은 곳에서 터졌지만 착시 때문에 낮은 위치에서 터진 것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본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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