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결선서 백지투표”…지지자들에겐 자율투표 권해
극우표 흡수 노린 사르코지, 재선 가능성 더 낮아져
극우표 흡수 노린 사르코지, 재선 가능성 더 낮아져
오는 6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기대됐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1일 ‘백지투표’를 선언했다. ‘범우파’ 르펜의 막판 지지를 발판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 8%p가량 뒤지는 지지율을 만회해보려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실낱같은 희망도 끝내 물거품이 됐다.
르펜은 결선투표를 닷새 앞둔 이날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한 파리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올랑드와 사르코지 둘다 여러분을 구할 수 없다”며 “나는 일요일에 저항의 표시로 백지투표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은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며 자율투표를 권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내보이면서 ‘백지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세등등한 르펜은 올랑드와 사르코지 모두 유럽과 금융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의욕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르코지에 대해서는 “프랑스를 도탄에 빠뜨리고, 유럽연합에 주권을 너무 많이 넘겨줬다”고 비난했다. 이번 대선에 대해서도 “일요일에 뽑히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단지 유럽중앙은행의 직원”이라며 ‘진짜 선거’인 6월 총선에서 국민전선에 표를 몰아줄 것을 당부했다. 지지자들 역시 르펜에 동조하며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오직 마린”이라고 화답했다.
사실, 사르코지의 희망사항과 별개로 르펜의 이날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르펜은 “사회주의자 대통령 아래에서 주류 야당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특히 대선 1차투표에서 17.9%나 득표하며 6월 총선에서 자력 등원 가능성을 확인한 이상 사르코지를 지지해서 얻을 것도 별로 없다.
반면 르펜 지지자 ‘3분의 2’의 지지를 확보해 ‘30여년만의 단임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피하려던 사르코지로서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현지 전문가들도 “비록 예상된 일이지만, 사르코지의 재선 기회가 더 멀리 날아갔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1차투표 때 640만명에 달했던 국민전선 지지자 중 44%가 사르코지를 지지하고 38%는 기권, 18%는 올랑드를 지지할 것으로 최근 조사된 바 있다. 그러나 르펜의 ‘백지투표’ 선언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이제 사르코지가 기대할 거라곤 2일로 예정된 텔레비전 토론 정도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행정 경력’이 없는 올랑드가 경제위기 대처능력을 검증받지 않았다는 것과 이민·국가안보 문제에 느슨하다는 점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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