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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긴축 반발이 독일혐오로…진짜 패자는 메르켈

등록 2012-05-08 21:00수정 2012-05-08 22:15

메르켈, 긴축 위주 신재정협약 고수
`반독일’ 확대·올랑드 승리에 ‘난감’
둔화된 성장률에 성장책도 쉽지않아
“민주주의가 긴축을 이겼다.”(영국 <가디언>)

지난 6일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재정에 대한 유럽 시민들의 분노가 집권당을 몰아내는 파괴력을 발휘하면서, 유럽 ‘슈퍼 일요일’의 진짜 패자는 긴축을 주도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는 긴축만 고집할 수도, 재정확대를 위주로 한 성장으로 선회할 수도, 유럽연합의 위기를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메르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위기의 유일한 해법으로 강요돼온 긴축에 대해 ‘다시 생각’(rethinking)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일단 메르켈 총리는 7일 “신재정협약은 재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독일의 입장이고 개인적인 생각도 그렇다”며 긴축 위주의 신재정협약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정확대 등을 통해 성장 중심으로 신재정협약을 재협상하겠다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에게 일단 유럽연합 25개국 정상의 ‘약속’을 확인시킨 것이다. 또 그리스에 대해서는 긴축재정을 추진해온 신민당과 사회당 연정이 붕괴된 뒤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리스와 합의한 프로그램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문제는 유럽의 보통 유권자들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올랑드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유럽 경제대국이면서도 재정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스페인의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 사회당 대표는 트위터에 “올랑드의 승리가 유럽에 새 지평과 큰 희망을 열었다”며 열렬한 환영의 글을 남겼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공식적인 자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정권교체가 라호이 정부의 긴축 완화를 도울 수 있다고 분석한다”며 스페인 정부의 ‘속내’를 보도했다.

여기에 정작 잘사는 독일은 복지혜택과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 등 혹독한 긴축을 겪고 있지 않다는 정서적 반발이 더해지면서 유럽의 ‘반긴축’ 정서가 ‘독일 혐오’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르켈은 진퇴양난이다. 내년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사회당과 녹색당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 유권자인 자국 국민들의 추가 부담을 수반할 것이 뻔한 성장정책을 수용하기는 힘들다. 이는 메르켈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유럽 각국에 긴축을 강요해온 배경이기도 하다. 게다가 독일의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3%에 비해 크게 둔화된 0.6%에 그쳐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프랑스는 독-프 연대가 있어야 유럽과 국제무대에서 발언력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고, 독일도 마찬가지”라며 “문제는 긴축과 성장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어디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찾을 것이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메르켈은 ‘신재정협약 재협상 불가’를 천명하는 자리에서조차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 … 프랑스 새 대통령이 강조한 것(성장)은 발전적인 논의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동맹국의 새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최대한 갖췄다.

전정윤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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