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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2차총선 사정권…‘드라크마’ 복귀?

등록 2012-05-13 20:34수정 2012-05-13 22:32

제3당도 ‘연정 구성’ 실패…대통령에 협상권 넘어가
17일 지나면 재총선 수순…유로존 ‘그리스 탈퇴’ 준비
그리스의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13일 각 정당 대표들을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마지막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총선에서 1~2위를 차지한 신민주당과 시리자(급진좌파연합)에 이어 제3당인 사회당도 연정 구성에 실패해, 다음달 10일 또는 17일께 제2차 총선 실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12일 오후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 베니젤로스는 전날 ‘구제금융 조건 철회’를 공약해온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를 만났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연정 구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시리자는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300억유로(약 193조원)를 받는 대가로 약속한 긴축 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주요 정당들은 유로존 탈퇴를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13일 낮 12시 주요 세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 연정 구성을 촉구한 뒤, 이어 극우 황금새벽당 등 의회 진출에 성공한 나머지 네 정당 대표들을 만났다. 대통령마저 주어진 시한(최장 이달 17일)까지 중재에 실패할 경우, 다음달 2차 총선을 치른다. 치프라스는 이날 회동 뒤 “친구제금융 연정에 참여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총선 가능성을 높였다.

12일 현지 일간지 <코스모스 투 에펜디티> 조사 결과, 2차 총선이 실시되면 시리자가 25.5%를 득표해 제1당으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에서 1위였던 신민주당은 2차에서 21.7%로 2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리자가 2차 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 위해 정부 구성에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유럽연합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페르 얀손 스웨덴 중앙은행 부총재는 “유럽 중앙은행장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대응법에 관해 공개 토론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티그룹도 그리스가 18개월 안에 자국 화폐인 드라크마로 돌아갈 가능성을 75%로 점쳤다.

일부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 17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불과한 ‘작은 나라’라 유로존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유로존 탈퇴 선례가 만들어지면, 스페인·이탈리아 같은 ‘큰’ 채무국들도 이 선례를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는 그리스 내부에서도 높다.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그리스 부총리는 “6주 안에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그들(독일)이 우리가 빚을 갚을 돈을 주지 않을 게 거의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통화가치 급락 등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더 혹독한 시련이 예상돼 국민들도 유로존 탈퇴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카파리서치가 9~1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그리스 국민 78%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유로존에 남을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드라크마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은 12.9%였다. 구제금융을 초래한 신민주당과 사회당에 대한 반발로 시리자를 지지하지만, 유로존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시리자의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 그리스 국민들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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