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다리 ‘배짱 버티기’
오바마 ‘노골적인 냉대’
오바마 ‘노골적인 냉대’
“아주 잠깐, 회담장에 들어가면서 봤다”, “보급로 문제의 해결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작심한 듯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정부에 대한 못마땅한 심기를 쏟아냈다. 지난 20~2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파키스탄의 갈등이 이번 회담에서 풀리기는커녕 더욱 깊은 골만 패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21일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아프간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회의에 초청됐다.
나토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2014년 아프간 철군 일정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자르다리 대통령과는 눈길 한번 나누지 않았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한 것과도 대조된다.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간으로 향하는 나토의 유일한 육상보급로의 재개통을 거부한 데 대한 노골적 냉대다.
파키스탄 정부는 미군 무인기의 잦은 민간인 오폭과 지난해 11월 오폭으로 인한 파키스탄 정부군 병사 24명 몰살 사건 이후 미국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6개월째 나토군의 육상보급로를 봉쇄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틀째 회담에서 파키스탄 보급로 문제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내비쳤다.
그러나 미국의 내심은 복잡하다. 파키스탄은 지정학적으로 아프간 출구전략뿐 아니라 미국의 서아시아 전략에서도 핵심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핵무장 국가인 파키스탄이 인도와 각을 세우고 중국과 유착하는 것을 미국은 원치 않는다. 나아가 탈레반 집권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오바마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잠식되지 않도록 미국과 협력하는 것은 파키스탄의 이익”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2013년 중반까지 아프간 정부군에 치안권을 넘겨주는 데 합의했다. 나토군은 이에 따라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13만 병력 가운데 군사훈련 요원을 제외한 모든 병력을 2014년 말까지 철수하기로 했다. 또 나토는 새로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공약대로 아프간 주둔 프랑스군을 연내 철군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이를 묵인하는 대신, 철군 이후 아프간 치안군 역량 강화를 위한 분담비용으로 연간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를 지원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이춘재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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