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라가르드 “그리스인 탈세 우려”
정치권·시민 “모욕당했다” 발끈
정치권·시민 “모욕당했다” 발끈
‘채권기구’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총재가 ‘채무국’ 그리스의 탈세 문제를 과하게 비판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고 있다.
라가르드는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아테네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나 또한 항상 탈세를 시도하려는 수많은 그리스 사람들이 떠오른다”며 “그들이 연대해서 (세금을 납부해) 스스로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가난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더 동정심을 느낀다며 그리스의 감정을 건드렸다. 그는 “니제르의 작은 마을에서 하루 두 시간밖에 학교에 못 다니고, 셋이서 의자 한개를 나눠쓰는 아이들이 더 생각난다”며 “이들이 아테네보다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혹독한 긴축을 실시하느라 가뜩이나 불만이 많은 그리스에서는 비난의 봇물이 터졌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그리스 시민들을 모욕했다”고 반발했다.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도 “그리스 노동자들은 세금을 낸다”고 발끈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도 27일 “순진하고 낡은 생각”이라며 자국 출신 라가르드 총재를 비판했다.
특히, 라가르드의 페이스북은 1만건이 넘는 반박글로 몸살을 앓았다. 외신들은 “그리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라가르드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며 앞다퉈 속보를 전했다. 한 그리스인은 “그리스에서 (경제위기로) 자살한 3000명의 유족들과 100만명의 실업자들에게 말해보라”며 울분을 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라가르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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