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등 중동 국가들을 공격한 강력한 바이러스 프로그램인 ‘플레임’을 제작해 퍼뜨린 것은 결국 이스라엘이었던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부총리가 29일 군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란의 위협을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이를 막기 위해 ‘별도의 수단’을 쓰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별도의 수단’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전날 러시아의 보안 솔루션 업체인 카스퍼스키랩이 ‘플레임’이라 이름 붙인 강력한 바이러스를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첨단 기술이 발전돼 있는 축복받은 나라”라며 “이 같은 수단들은 우리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텔아비브 대학 강연에서 “사이버 세계에서 국가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과학적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자국의 컴퓨터 시스템이 플레임의 공격을 받아 상당한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의 사이버 보안 관리인 캄란 나펠리안은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플레임은) 이스라엘에서 만든 프로그램에게서 나타나는 특별한 패턴을 갖고 있다”며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란은 지난 2010년 이스라엘에서 퍼트린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 프로그램 ’스턱스넷’에 의해 우라늄 농축기가 사용 불능 상태에 빠지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한편,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기관인 국제전기통신연합은 이날 ‘플레임’의 위험성과 관련해 심각한 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마르코 오비소 사이버보안 담당 조정관은 “우리가 지금까지 발령했던 것 중 가장 심각한 사이버 경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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