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주력 신형 수송기 오스프리
플로리다서 훈련중…일 오키나와 배치 계획에 주민 반발 거세질듯
개발단계에서부터 잦은 사고를 일으켜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은 미군의 주력 신형 수송기 오스프리(사진)가 또다시 추락사고를 냈다. 이에 따라 오스프리를 일본 오키나와의 후텐마기지에 배치하기로 한 주일 미군의 계획에 대한 주민 반발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도 배치에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미국 공군은 수송기 CV-22 오스프리가 13일 오후 6시45분께(현지시각)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공군 기지에서 훈련 도중 추락해 탑승했던 승무원 5명이 부상했다고 14일 밝혔다. 사고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오스프리는 주 날개 양쪽 끝에 프로펠러 부분의 각도가 변하는 경사식 회전 날개를 갖고 있어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한 뒤 고정익 비행기처럼 고속 비행을 할 수 있다. 보통 헬기의 최고 시속보다 70% 가량 빠른 시속 55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오스프리는 시작품이 1991년과 1992년 두 차례 추락사고를 일으켰으며, 초기생산 기종도 2000년 두 차례 사고를 일으키는 등 이번 사고까지 모두 7차례 대형 추락사고를 일으켰다. 최근에는 지난 4월 모로코에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미군은 후텐마 기지에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과 비슷한, 미국 해병대용 기종 MV-22 오스프리를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기종을 우선 다음달 20일께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에 들여와 시험비행을 거쳐 오키나와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추락사고로 지역 여론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17일 오스프리 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플로리다 사고에 대해 하루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며 “일본 정부는 상세한 사고 내용을 알 수 없는 한 새로운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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