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옹 마레샬 르펜(23)
당수 조카 23살 마리옹 등 2명 당선
극우 국민전선(FN)은 17일 프랑스 총선에서 24년 만에 의회에 진출하는 숙원을 이뤘다. 그러나 ‘극우의 얼굴’ 마린 르펜 당수가 예상외로 낙선한 반면,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23·사진)이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하원 의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국민전선 변호인 길버트 콜라드도 당선돼, 국민전선은 두명의 의원을 탄생시켰다.
마리옹은 국민전선 창당자이자 마린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의 손녀딸이다. 1989년생인 그는 17살 때부터 국민전선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리옹은 마르세유 근처 카르팡트라에서 당선되면서 ‘극우의 젊은피’로 떠올랐다. 할아버지와 이모에 이어 국민전선의 ‘3대 세습’을 완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뒤 할아버지와 이모의 정책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승리는 국민전선이 주류정당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마리 르펜은 “좋은 종족이라는 증거이며, 족벌주의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며 ‘르펜 왕조’ 비판에 대해 반발했다.
118표차로 의회 입성 꿈을 접은 마린 르펜 역시 지지자들에게 “내 개인적인 사례를 넘어, 우리는 축하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국민적인 운동(국민전선)이 의회에 입성했고, 그것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국민전선은 지난 대선에서 약 18%를 득표하는 등 사실상 프랑스에서 세번째로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었으나 1998년 이래 의회 진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비례대표제가 폐지된 이후, 반이민 정책과 반유럽연합 등 극우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우파 정당들마저 총선에서 국민전선과의 연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편, 프랑스의 한 외교 당국자는 “국민전선이 의회에 진출해서 비현실적인 주장들이 공공연하게 드러나면, 오히려 국민들이 그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며 의회 입성이 국민전선에게 부메랑이 될 거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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