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청공시. 구글 위성사진.
성장둔화·투자실패…황량하게 방치
새도시·복합몰·테마파크 등 흉물로
윈난성 ‘청궁신도시’에선 도심마저 텅텅
‘원더랜드 테마파크’서 농부들 농사
새도시·복합몰·테마파크 등 흉물로
윈난성 ‘청궁신도시’에선 도심마저 텅텅
‘원더랜드 테마파크’서 농부들 농사
“윈난성 청궁 신도시에는 10만개 이상의 새 아파트가 텅 비어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3일 성장 둔화와 투자 실패로 황량하게 방치된 중국의 야심찬 건설 프로젝트들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에서는 두달마다 ‘로마와 맞먹는 규모’의 새 건물들이 들어섰을 정도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과잉 투자는 결국 수많은 ‘고스트 타운’과 ‘팬텀 몰’을 낳고 말았다.
대표적인 곳이 윈난성의 ‘청궁 신도시’다. 중국 정부는 2003년부터 새도시 조성을 시작했다. 인구 650만명의 인접 도시 쿤밍의 과잉인구를 해소할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이후 초고층 아파트 블록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새 입주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쿤밍에서 7년간 일했던 이탈리아 언론인 마테오 다미아니는 “교외는 물론 시내 중심가도 비어 있다”며 “큰 스타디움과 쇼핑몰, 수백개의 빌딩들, 심지어 럭셔리 빌라촌이 완공된 채로 버려진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비비시>는 이곳을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고스트 시티”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복합몰 건설을 선전했던 광둥성 둥관시의 ‘뉴 사우스 차이나 몰’ 역시 세계 최대의 ‘팬텀 몰’로 전락했다. 이 복합몰은 2005년 공사가 끝난 이래 현재까지 1500여개의 상점 대부분이 주인을 못 찾았다. 인구 1000만명의 도시 둥관 교외에 자리잡았지만, 걸어오기엔 멀고 교통 시설은 너무 열악했다. <비비시>는 불 꺼진 복도로 연결된 정지된 에스컬레이터 사진을 보면 “유령 열차 위의 해골도 지루해 보일 정도”라며 스산한 풍경을 전했다.
창핑구 난커우촌의 ‘원더랜드 테마파크’에서는 버려진 건물 안에서 농부들이 농사를 짓는 웃지 못할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중반, 수도 베이징 북쪽의 이 테마파크를 아시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땅 소유권 분쟁 탓에 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완공된 곳도 폐허가 됐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최근 “학생과 사진작가, 예술가들이 ‘폐허 문화’를 찾아서 이곳에 온다”는 지역 주민들의 아이러니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비비시>는 이밖에도 영국을 모방해 놓은 상하이 ‘템스 타운’과 맨해튼을 표방한 톈진 위자푸의 ‘신비즈니스 구역’도 고스트 타운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잘못된 투자가 부른 거대한 비극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과잉 투자’에 제동이 걸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의 자산관리회사 브라운 시플리의 펀드매니저 케빈 도런은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 매년 700만~800만명의 인구가 새로 인력시장에 공급된다”며 “정부의 합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에게 일자리를 줘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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