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착 아동살해’ 남편 도와
8~19살 소녀 납치·살해 방조
남은 형기 아름다운 수녀원서
8~19살 소녀 납치·살해 방조
남은 형기 아름다운 수녀원서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옥’에 떨어뜨린 가해자를 ‘천국’으로 보내는 것은 옳은가. 벨기에 역사상 최악의 아동 성도착 연쇄살인을 도운 공범이 결국 가석방돼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법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그가 남은 형기동안 세금으로 천국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수녀원에서 보호받게 돼 유가족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을 보면, 미셸 마르탱(52)의 남편 마르크 뒤트루(55)는 1995년 6월부터 1년 동안 8~19살 소녀 6명을 납치해 감금하고 성폭행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살해했고, 2명은 굶겨 죽였다. 마르탱은 자택 지하에 두명의 소녀가 갇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전직 교사 출신인 세 자녀의 엄마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애도 없었다. 남편이 다른 범죄로 석달간 감옥에 간 동안 8살짜리 두 소녀에게 밥도 주지 않았다. 마르탱은 남편과 함께 1996년 검거됐고, 오랜 재판 끝에 2004년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형기 절반을 채운 그는 가석방 자격을 얻었고, 네번의 가석방 신청 끝에 지방법원이 이를 허가했다. 유가족이 반발했지만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형기를 절반 이상 채운 이상, 가석방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 28일밤 마르탱은 16년 만에 감옥문을 나섰고, 브뤼셀 남쪽의 한 교외 지역 수녀원에서 14년간 살게 된다.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는 가석방의 부조리함을 주장하고 있다. 한번도 진심으로 뉘우친 적이 없는 그를 풀어주는 게 부당하고, 경찰 30여명이 한달에 1억7000여만원이나 들여가며 그런 범죄자를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트루도 똑같은 논리로 가석방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수녀원 앞에서 마르탱을 기다리면서 시위를 벌이던 한 시민은 “그는 지옥은 물론이고, 이렇게 아름답고 성스러운 곳에 있을 가치는 확실히 없다”고 주장했다. 살해된 두 소녀 가족의 변호인 조르주앙리 보티에도 “피해자를 존중하고 피해자 입장을 듣는 쪽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르탱의 변호인인 티에리 모로는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법이 똑같이 적용되는 법치국가에 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며 대법원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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