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브라질의 아마존 지역에 있는 아시무마을을 불법 금 채굴업자들이 습격해 야노마미족 16명의 목숨을 빼앗은 ‘아시무 학살’ 당시 생존자들이 희생자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를 들고 슬픔에 빠져 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제공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클로에 코르빈 이메일 인터뷰
원주민 연구·보호하는 시민단체
“가림페이루, 식수에도 수은 탔다”
추장 납치·밀림 관통 철도 건설
브라질·콜롬비아 사례도 공개해
소수민
원주민 연구·보호하는 시민단체
“가림페이루, 식수에도 수은 탔다”
추장 납치·밀림 관통 철도 건설
브라질·콜롬비아 사례도 공개해
소수민
지난 7월 베네수엘라의 아마존에서 벌어진 ‘야노마미족 대학살’(<한겨레> 8월31일치 1·16면)은 잇단 개발 속에 원주민들이 직면한 고통스런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사건을 전세계에 알린 글로벌 소수민족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활동가 클로에 코르빈(사진)은 “금 채굴에 반대하는 야노마미 사람들을 성가셔하는 불법 광산업자(가림페이루)들은 원주민들이 마시는 식수에 수은을 타기도 하고 물고기에게 독을 먹이기도 한다”며 “야노마미뿐 아니라 브라질·베네수엘라·콜롬비아 등에서 살아가는 다른 원주민들 또한 광물 개발 때문에 심각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만약 야노마미 사람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브라질·베네수엘라 정부가 함께 손잡고 가림페이루의 불법행위를 단속했더라면 이번 같은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마존 정부들이 소수민족 보호를 위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코르빈이 사례로 든 다른 원주민들의 현실은 비참하다. 야노마미 사람들 80여명이 ‘금’에 대한 인간의 탐욕 때문에 숨진 것처럼, 브라질의 아와족에겐 철광석이 시련의 시작이었다. 브라질 광산회사인 발리는 아마존에서 캐낸 철광석을 더 많이, 더 빨리 수출하기 위해 2016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철로를 놓으려 하고 있다. 이 철길은 현재 지구상에서 460여명밖에 남지 않은 아와족의 땅을 관통하게 되는데, 이는 사냥감을 쫓아 이동하는 이들에겐 치명적인 일이다.
브라질 남서쪽에서 살아가는 과라니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에 목장을 지은 외부인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3일엔 총으로 무장한 40여명이 과라니족의 한 마을을 찾아가 40여명의 원주민들에게 총질을 해댔고 추장을 잡아갔다. 추장의 생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불타버린 그의 옷만이 발견됐다.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콜롬비아 밀림에선 반군과 코카 재배자들의 공격 때문에 누칵족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코르빈은 이번 야노마미 참사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보탰다. 불에 타 나뒹구는 80여명의 주검은 이로타테리 마을에 살고 있는 친척을 만나러 온 이웃마을 주민에게 우연히 발견됐다. 공격 당시 사냥을 나가 참사를 피한 생존자들은 이 이웃사람들을 만나 (광산업자들이 사용하는) 헬리콥터가 어떻게 폭격을 퍼부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코르빈은 “이로타테리 마을 사람들은 공격당하기 전 광산업자들이 데려간 마을 여성들을 데리러 가림페이루의 야영지로 갔다가 갈등을 빚었고 이 사건 이후 바로 공습이 시작됐다”며 “광산업자들이 원주민 여성들을 데려가는 것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코르빈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도 촉구했다. 그는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나라의 정부 관료들이나 한국에 있는 이 나라 외교관들에게 메일을 보내 압박하고, 원주민들의 권익과 생존을 위해 소액의 기부금을 내는 일 등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1969년 창립된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urvivalinternational.org)은 전세계 25만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구·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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