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트 기독교도 본명은 ‘나쿨라’
마약복용·사기 혐의 전과기록
문제 커지자 당국에 보호 요청
마약복용·사기 혐의 전과기록
문제 커지자 당국에 보호 요청
이슬람권 국가 전역에 반미 시위를 촉발시킨 동영상 <무슬림의 무지> 제작자가 14일(현지시각) “나는 영화를 만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콥트기독교도인 나쿨라 배슬리 나쿨라(55)는 이날 미국의 아랍어 라디오 방송인 <사와>에 출연해 “크리스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것은 슬픈 일이지만 영화를 만든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14분짜리 동영상을 편집해 인터넷에 올렸으며, 아무도 이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쿨라는 자신의 영화로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해 “미국은 이 영화랑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이슬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아랍 사상가’라고 묘사하며, “1994년에 이슬람에 관한 책을 썼는데, 이 책을 읽고 감명받은 사람들이 영화로 만들자고 요청해 이번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이슬람교도들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향한 것이며 미리 판단하기 전에 전편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영상물의 제작자는 ‘샘 배실’이라는 이스라엘 출신 미국인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나쿨라가 만든 가공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13일 “나쿨라가 마약복용·사기 혐의로 복역한 전과가 있으며 당시 감옥에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고, 지난해 6월 풀려난 뒤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나쿨라는 리비아 영사관 습격 이후 언론 등에 의해 자신이 영화 제작자로 지목되자, 자신이 직접 만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미 시위가 격화되면서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 그는 사법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이 영화감독임을 시인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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