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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정부 따로 군부 따로…카친주에선 여전히 총성

등록 2013-01-18 20:48수정 2013-01-18 21:43

88세대학생 대표단이 2012년 11월10일 비밀리에 버마학생민주전선 다운 타만 캠프를 방문해 학생운동 조직 연대를 상의하는 모습.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탄 케(맨 왼쪽)가 연설하고 있다.
88세대학생 대표단이 2012년 11월10일 비밀리에 버마학생민주전선 다운 타만 캠프를 방문해 학생운동 조직 연대를 상의하는 모습.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탄 케(맨 왼쪽)가 연설하고 있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버마의 평화, 어디까지 왔나
대통령의 공격 중단 명령에도
정부군 공세는 날로 높아져
카친과 동맹 맺은 학생민주전선
회담장 앉아서도 결론 못 내
“각계격파식 휴전회담 대신
모든 소수민족과 통합회담 하자”

버마는 1948년 독립 뒤부터 자치·독립을 외쳐온 수많은 소수민족들을 무장 강공정책으로 몰아붙여 세계 최장기 내전상태에 빠져 있었다. 2011년 ‘변화’를 외치며 등장한 테인 세인 대통령 정부는 내전 종식과 평화 정착을 위해 휴전회담-정치회담-연방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로드맵을 들고나왔다. 정부는 그 로드맵에 따라 2012년 1월부터 카렌민족해방군(KNLA), 친민족전선(CNF), 몬민족해방군(MNLA), 카레니군(KA), 알라칸해방군(ALA), 샨주군(SSA)을 비롯한 각 소수민족 해방군들과 휴전협정을 맺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북부 카친주의 카친독립군(KIA) 해방구를 제외한 버마 전역에서 총성이 멎은 상태다. 정부군과 카친독립군은 1994년 맺었던 휴전협정을 17년 만에 깨뜨리고 2011년 6월부터 다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그로부터 이미 10만명을 웃도는 난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24일 수도 네피도에서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대표단을 맞이한 아웅 민 대통령실 장관은 “테인 세인 대통령이 군부에 카친 공격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해 들어 정부군은 무장공격용 헬리콥터를 동원해 오히려 더 강력한 공세를 펴왔다. 1월14일 카친독립군 해방구 본부가 자리잡은 라이자 중심지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3명을 살해하더니 15일에는 전투기를 동원해 라이자 북부 10킬로미터 지점 카친군 고지를 공습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정부군의 카친 공격을 보면 군부가 테인 세인 정부와 달리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다. 심지어 지난해 9월30일 아웅 민 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과 카친독립군이 휴전 협상을 벌일 즈음에도 정부군은 공세를 늦추지 않아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가 휴전 의지가 있다면 공격을 멈추면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휴전이다. 우리가 선제공격한 적 없다.” 카친독립군 사령관 숨랏 굼 모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결국 그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휴전 협상은 깨지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유일한 무장민주세력으로 각 소수민족해방군과 동맹을 맺고 주력을 중국 국경 쪽 카친 해방구에 배치해 온 버마학생민주전선은 진퇴양난에 빠져들었다. 타이 국경 쪽 카렌민족해방군이 정부와 휴전협정을 맺으면서 카렌 해방구에 자리잡은 버마학생민주전선 본부는 이미 휴전에 이어 평화협상 단계에 들어가 있지만 카친 쪽 학생군은 여전히 카친독립군과 함께 정부군에 맞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버마학생민주전선은 현실점검여행이라는 이름을 단 대표단이 수도 네피도에까지 들어가서 정부와 마주 앉으면서도 실질적인 휴전협정과 평화협정에 이를 수 없는 한계를 보여 왔다.

따라서 현재 모든 소수민족해방세력과 민주혁명세력은 정부의 각개격파식 휴전회담 대신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에 이어 모든 진영이 함께하는 통합 정치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휴전 없는 평화 없고, 평화 없는 개혁 없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 앞에서 테인 세인 정부가 군부의 야심과 영향력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버마의 ‘변화’는 입에 발린 소리에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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