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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테러와의 전쟁’이 애먼 청년들 잡았다

등록 2013-04-25 20:32

서닐 트리파시(22)
서닐 트리파시(22)
‘누리꾼’ 테러용의자 지목
실종 한달만에 주검으로

미국 ‘누리꾼 수사대’에게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로 지목됐던 실종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주검이 발견돼, 경솔하게 망자를 마녀사냥한 누리꾼들을 자성케 하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 등 미국 언론은 24일 실종된 브라운대 철학과 학생 서닐 트리파시(22·사진)로 보이는 주검이 매사추세츠주 프로비던스 강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주검이 꽤 오랫동안 물 속에 있었다. 검시가 끝나지는 않았으나 트리파시일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고 밝혔다. 트리파시가 남긴 글 등을 미뤄볼 때 자살 가능성이 있지만, 경찰은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리파시는 3월16일 프로비던스의 집에서 사라진 이후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 지난 19일 소셜뉴스 사이트인 ‘레딧’ 탓에 졸지에 특급 수배자가 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수배한 보스턴 테러 용의자 사진을 보고 레딧 이용자들이 그를 ‘하얀 모자’로 지목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하얀 모자’는 같은 날 체포된 조하르 체르나예프(19)로 곧 밝혀졌다.

레딧의 총괄매니저 에릭 마틴은 24일 누리꾼 수사대의 ‘위험한 추측’이 무고한 시민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경찰 수사에 대중이 나서는 ‘크라우드소싱’은 매우 불안정하고 문제가 많다. 새로운 정보에 대한 크라우드소싱 접근이 마녀사냥이 되지 않기를 원했지만 우리가 잘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고백했다. 트리파시의 누나 산기타 트리파시는 “고통스러운 날들이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가족들은 트리파시를 마녀사냥 한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이용해서라도 그를 찾고자 했다. 지인들의 편지와 사진을 페이스북 등에 올리며 트리파시 찾기 캠페인을 펼쳤으나, 마지막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AP 뉴시스


압델라 아마드 투니시(18)
압델라 아마드 투니시(18)
FBI 함정수사 빠진 10대
알카에다 접촉하다 체포

알카에다에 가입해 활동하려던 혐의로 지난 19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10대 청소년이 테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연방수사국이 대테러 수사를 위해 만들어놓은 ‘미끼 웹사이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알자지라>는 24일 연방수사국의 기소장에 나타난 검거 과정을 보도하며 함정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시카고 근교에서 사는 압델라 아마드 투니시(18·사진)는 19일 저녁 시카고 오헤오국제공항에서 터키로 출국하려다 연방수사국 요원에게 체포됐다.

그는 터키를 거쳐 시리아에 입국해 알카에다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에 가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리아반군으로 활동하고 있는 알누스라전선은 최근 자신들이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니시가 ‘이슬람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는 어느 날 “진정한 이슬람의 기치 아래 ‘사자의 형제’들과 함께 투쟁하자”고 촉구하는 웹사이트에 가입했다. 테러리스트가 되려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미 사법당국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도 나와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 사이트는 연방수사국이 운영하는 것이었다. 흥미를 느낀 투니시는 지난 1일 ‘웹사이트 운영진’에게 알카에다 전사가 되겠다고 지원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 편지에 “솔직히 말하자면 난 싸움 기술은 없다”고 썼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페터 노이만 교수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번 연방수사국 수사는 단지 관심을 표현한 사람들을 낚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연방수사국은 원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을 꼬드겨 뭔가를 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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