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방글라데시…이번엔 공장 건물에 불

지난달 붕괴처럼 다카 외곽공단서
공장 직원 등 최소 8명 사망한 듯
사건여파 ‘의류 공정무역’은 확산

8일 저녁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 의류 공장에서 불이 나 적어도 8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이날 화재로 11층 건물 가운데 ‘퉁하이 스웨터’가 공장으로 임대한 1·2층이 완전히 불탔다. 퉁하이 스웨터는 주로 카디건·점퍼·파자마 등을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해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공장 관리 직원 및 그 친구들이라고 현지 소방 관계자는 밝혔다. 이들 모두 건물 계단에서 발견돼,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 300여명의 노동자가 퇴근한 뒤 화재가 발생해 더 큰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공장 건물은 지난달 붕괴한 의류공장처럼 다카 외곽 공단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8일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미르푸르 지역, 지난달 24일 붕괴한 공장은 사바르 지역에 있다. 사바르 공단 의류공장 붕괴 사고로 9일까지 숨진 사람은 912명으로 집계됐다.

방글라데시의 잇단 의류공장 사고는 공정 의류 무역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뉴욕 타임스>는 8일 미국 의류 회사들이 ‘공정무역’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어디서 어떻게 생산된 상품이냐’는 질문은 커피·과일 같은 먹거리에서 중시됐지만, 최근 그 관심이 의류 분야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옷을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국은 더 지불한다”는 매사추세츠 공대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시간대 노동학 강사 이언 로빈슨은 “노동 착취에서 자유로운 상품(sweat-free)에 대한 실질적 수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온라인 의류회사 ‘에벌레인’은 지난주부터 옷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리집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모든 의류의 생산 비용 분석 내용과 공장 사진도 공개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 등 제3세계에 제품 생산을 아웃소싱해온 갭·타깃·나이키 등 대형 의류회사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업체들은 친환경 측정치를 담은 ‘힉 지수’(Higg Index)를 개발하기 위해 2011년 ‘지속가능한 의류 연합’을 만들었는데, 올가을 발표할 힉 지수에 사회·노동적 측정치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더 급진적 정보 공개를 실험하는 업체들도 있다. ‘어니스트 바이’는 “320달러짜리 셔츠 한벌을 위해, 벨기에 공장에서 33분간 자르고 145분간 만들고 10분간 다린다. 슬로베니아의 공장에서 10분간 더 손질한다. 옷핀 값은 4센트이고 운송비는 10달러50센트”라고 제품 정보를 밝히고 있다.

전정윤 안수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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