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여명 거리로…20년만에 최대
공공요금 인상 국민 분노 불붙여
경기장 건설 등 과다한 비용도 한몫
공공요금 인상 국민 분노 불붙여
경기장 건설 등 과다한 비용도 한몫
브라질 군사독재정권 시절 이래 가장 큰 시위였다. <에이피>(AP) 등 외신들은 17일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리아 등 10여개 대도시에서 시민 25만여명이 거리로 나왔다”며 20여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브라질 정부가 버스요금을 3헤알(1562원)에서 3.2헤알(1666원)로 올리자, 상파울루에선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버스요금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2011년 1월에도 이미 15.5%나 오른 것이었다. 시민들이 모여 공공요금 인상을 비난하자 경찰은 고무총탄을 쏘며 과잉대응했고, 이는 곧바로 브라질 전역에 시위를 확산시켰다. <시엔엔>(CNN)은 “이미 다른 짐들로 허리가 휘었던 낙타가 버스요금 인상에 끝내 등이 부러진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민들은 정부가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모아 호화로운 국제적 프로젝트에 투입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에이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다닐 좋은 학교도 없고 병원도 끔찍한 수준이다. 이번 시위는 국민들이 이대로만은 참고 있을 수 없다는 걸 정치인들에게 일깨워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선 10만여명이 모였고, 상파울루에선 6만5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선 시위대 200여명이 국회 의사당 지붕에 올라가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또한 월드컵의 사전행사 성격인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가 열리는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열렸다. 브라질은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를 위해 수많은 경기장을 짓고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하는 한편 도심재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일단은 봉합을 시도했다. 그는 짤막한 성명을 통해 “평화로운 시위는 합법적”이라며 “젊은이들이 시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부 일각에선 국제 스포츠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도 나왔다. <에이피>는 “브라질 국민들은 지난 룰라 정부 때 많은 숫자가 중산층으로 진입했으며 더 많은 것을 정부로부터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복지는 나아지지 않는데 정부 재정이 월드컵과 올림픽으로 집중되는 데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주현 전정윤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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