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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남아공의 ‘민주화 상징’ 만델라 전 대통령 위독

등록 2013-06-24 20:04수정 2013-06-25 08:26

넬슨 만델라(94)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위독하다고 23일 밤(현지시각) 남아공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병인 폐 감염증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직접 발표한 성명을 통해 “‘마디바’(만델라 전 대통령의 애칭)의 상태가 지난 24시간 동안 악화돼 위중한(critical) 상태에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그의 상태를 호전시키려고 의료진은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다. 그와 가족, 의료진을 위해 남아공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성명 발표 몇시간 전인 이날 저녁, 주마 대통령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 있는 병원을 찾아 의료진 및 만델라의 아내 그라사 마셸 등과 면담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주마 대통령의 병원 방문에는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는 시릴 라마포사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부총재도 동행했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함부로 대중을 놀라게 하는 일을 피하려고 만델라의 병세에 대한 정보를 세심하게 통제해온 남아공 정부가 이번에는 ‘상태가 위중하다’고 표현했다”며 “이 때문에 남아공 국민들의 근심이 크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18일, 95번째 생일을 앞둔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네차례, 올해에만 세차례에 걸쳐 폐 감염증 재발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남아공 대통령실의 발표 직후, 케이틀린 헤이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만델라와 가족, 남아공 국민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부터 남아공·세네갈·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이어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인종차별 철폐를 이끈 만델라 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높은 상태다.

1918년 태어난 만델라는 아프리카민족회의를 이끌며 남아공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정책에 맞섰다. 27년 동안 감옥에 갇혀 강제노역으로 인한 폐 질환을 앓았지만, 그 정치적·사상적 지도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1990년 출감 이후 흑·백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진해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를 성사시킨 뒤, 1994년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됐다. 인종차별 철폐 및 민주주의 정착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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