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전한 사고 순간
“비상상황 알리는 방송 없었다
착륙순간 기체 계속 흔들리고
땅에 부딪치더니 왼쪽 기울어”
SNS등에 사고현장 생중계도
“비상상황 알리는 방송 없었다
착륙순간 기체 계속 흔들리고
땅에 부딪치더니 왼쪽 기울어”
SNS등에 사고현장 생중계도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는 7일 새벽 3시27분(현지시각 6일 오전 11시27분)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제2활주로 착륙을 앞두고 있었다. 항공업계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보잉 777 기종이었고, 7년간 운항하며 별다른 사고도 없었기에 승객과 승무원 누구도 불안해하지 않았다.
상황은 착륙 몇분 전 급변했다. 일부 승객들은 창문 밖으로 감지되는 비행기의 경사가 예사롭지 않게 낮다는 점을 눈치챘다. 생존 승객인 벤저민 레비는 <엔비시>(NBC) 뉴스 인터뷰에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기체가 공항 활주로 바로 옆 샌프란시스코만 부두와 너무 가깝게 날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린 너무 낮았고, 너무 빨리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예민한 승객들이 위기를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비상 상황을 알리는 기내 안내방송은 없었다. 생존자 이장형씨는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하고 있으니 모두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방송을 들었다”며, 그 와중에도 충격으로 기체가 흔들리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갑자기 비행기 꼬리 부분이 땅에 부닥쳤고, 기체가 위쪽으로 튕겨 올랐다. 이어 ‘쿵’ 소리가 난 뒤 다시 땅바닥과 충돌했다. 기체 전체가 땅에 부닥쳤다고 느낀 순간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증언했다.
<시엔엔>(CNN) 방송이 추락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만든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면, 사고 항공기는 공항 주변을 낮게 날다 활주로와 붙어 있는 방파제에 꼬리 부분을 부닥친 직후 꼬리날개가 기체에서 떨어져 나간다. 이후 동체가 왼쪽으로 쏠리다가 화염에 휩싸인 채 활주로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불시착한다. 사고 순간을 목격한 중국 항공학교 출신의 한 비행사도 “공항 탑승구에서 사고 장면을 봤는데, 비행기 꼬리날개가 방파제에 부딪쳤다”고 전했다고 중국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또 벤저민 레비는 “옆자리 승객들의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졌다. 불에 타기도 했다. 충돌 이후 몇분간 아시아나 214편 안은 혼란으로 가득했다”고 사고 직후 기내 상황을 전했다. 이장형씨는 당시 미국 시민권자인 아내 이지영씨 및 생후 15개월짜리 아들과 함께 이코노미석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이씨가 문 쪽으로 달려가자 승무원들은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그를 제지했다. 이씨는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창문 바로 밖에서 연기와 불꽃이 보였다.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비상구로 나왔더니 그제야 슬라이드가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조종사와 승무원들도 공항 쪽에 구조를 요청하는 등 사고 수습에 안간힘을 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사고 여객기 조종사와 공항 관제탑 사이에 오간 교신 내용을 보도했다. 조종사는 사고 발생 1분15초 뒤 관제탑 쪽에 구급차를 요청하는 호출을 시작했다. 이어 3초 뒤 관제탑은 “응급 차량이 준비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생존자들은 소셜네트워크(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세상에 알렸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부사장은 직접 찍은 사고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불시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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