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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대 푸틴…시리아 공격 놓고 G20에 ‘전운’

등록 2013-09-05 20:21수정 2013-09-06 08:20

푸틴 개막연설 “시리아 논의하자”
오바마 하루전 “레드라인 지켜야”
미-러 정상, 개회 앞뒤 신경전

미 상원 외교위선 공격 승인
하원은 다음주 심의 착수
5일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전 앞에서 각국 정상들을 영접하러 나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동차에서 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악수를 하자 기자들이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두 사람은 미소를 지었지만 딱딱한 표정을 숨길 순 없었다.

미국 워싱턴 정가를 분열시키고 있는 시리아 공격 문제가 5일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 콘스탄틴궁으로 옮아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5~6일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는 본래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학살을 문제삼아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 방침을 결정한 뒤 시리아 사태가 모든 현안을 집어삼켰다. 푸틴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일부 회의 참석자들이 원래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국제정치 현안, 특히 시리아 사태 등을 논의하자고 요청해왔다”며 “이와 관련한 논의를 오늘 업무 만찬 시간에 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에이피> 통신은 정상회의 의장국인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핵심 지원국으로 미국의 군사력 사용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오바마의 러시아 방문을 ‘사자 굴’에 들어간 것이라고 표현했다. 오바마와 푸틴은 이미 정상회의 전날인 4일 한차례 여론전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직전 들른 스웨덴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금지선(레드라인)을 설정한 것은 내가 아니라 국제사회”라며 “혐오스런 화학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4일 <에이피>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러시아도 군사공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엔 승인이 없는 군사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의 승인 없이 공격에 나서면 시리아에 미사일 수출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가디언>은 4일 “이는 러시아가 몇년 전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밀려 이란에 S-300 대공미사일 수출을 중단한 것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협박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회의에서 오바마는 시리아와 관련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5일 회의가 시작되기 전 기자들에게 “정치적 해결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러시아 편을 들었다. 영국 의회는 시리아 공격안을 부결했고,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평화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며 군사력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정상회의를 이용해 자기편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뛸 계획이다. 오바마는 첫 세션 직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으며, 6일에도 프랑스, 중국 정상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도 6일 정상회의 참가국 외무부 장관들과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시리아특사를 초청해 함께 조찬 회동을 연다.

다만, 오바마로선 국내 정치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4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시리아 공격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표결에선 찬성이 10명(민주당 7명, 공화당 3명), 반대가 7명(민주당 2명, 공화당 5명)이었고, 한명(민주당)은 찬반을 밝히지 않았다. 상원은 9일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이와 관련한 심의·표결을 진행한다. 하원에선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릭 캔터 원내대표 등 공화당 핵심 지도자들이 군사공격에 찬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대 의견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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