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지역 무제한 사찰 수용할듯
“이스라엘도 NPT 가입해야” 압박
“이스라엘도 NPT 가입해야” 압박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0년 넘게 끌어온 서방과의 핵 협상을 석달 안에 매듭짓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핵 문제 해결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단절된 미국과의 관계를 푸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5일 <워싱턴 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핵 협상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한을 정하는 것”이라며 “시한이 짧을수록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선은 석달 안에, 길어도 여섯달을 넘기기 전에 협상을 매듭짓는 게 바람직하다”며 “몇년을 끌 것이 아니라 몇달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은 2003~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의정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핵 프로그램의 ‘군사적 측면’에 대한 서방 쪽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투명한 검증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의정서는 핵 개발이 의심스런 시설과 지역에 대한 사찰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그는 이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서 (핵 협상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았다”며 “일단 핵 문제를 매듭지으면, 다른 문제로 논의를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 문제 타결을 출발점 삼아, 34년간 끊긴 미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내비친 게다.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강한 의심을 사면서도 서방국가들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26일 핵 감축을 위한 유엔 콘퍼런스에 참석해 “어떤 나라도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며 “이스라엘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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