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에 맞서다가 감옥에 갇혀 있는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시 뱔랴츠키(51)가 유럽평의회가 주는 1회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유로뉴스>가 1일 보도했다. 민주주의·인권 수호를 목표로 활동하는 국제기구인 유럽평의회는 작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였던 바츨라프 하벨(1936~2011) 전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을 기념해 인권상을 마련했으며, 해마다 민주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하기로 했다. 상금은 6만유로다.
대학생이던 1980년대에 일찌감치 반소련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뱔랴츠키는 1990년 7월 벨라루스가 소비에트연방에서 탈퇴한 이후 인권운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1996년 수도 민스크에 뱌스나인권센터를 설립하고, 양심수와 그 가족에 대한 법적·재정적 지원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런 그의 활동은 1994년 집권 이래 내리 4선을 하며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한텐 눈엣가시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린다. 애초 벨라루스 검찰은 2011년 2월 뱌스나인권센터가 ‘등록되지 않은 단체’라며 활동 중단을 종용했다. 하지만 뱔랴츠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6개월여 만에 그를 탈세 혐의로 기소했다. 앰네스티·국제인권연맹 등 인권단체들은 앞다퉈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법원은 그해 10월 뱔랴츠키에게 징역 4년6개월형을 선고했다. 그가 투옥된 직후 인권센터도 폐쇄됐다.
루카셴코 정권의 바람과 달리 투옥된 뒤 뱔랴츠키는 되레 국제적 명망까지 얻게 됐다. 그는 지난해 9월 레흐 바웬사 인권상을 수상한 데 이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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