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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로비스트’는 창피해?
미 로비스트단체 직업명 바꾼다

등록 2013-10-16 15:55수정 2013-10-16 20:28

[지구촌 화제]
미국로비스트연맹, 회원 상대로 새 단체명 찬반투표
‘부정적 인식’ 바꾸기…“부끄러운 일 아냐” 반대도
미국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이 직업명을 바꿀 채비를 하고 있다.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로비스트’ 대신 전문성을 강조하는 새 이름으로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최대의 로비스트 단체인 미국로비스트연맹(ALL)이 1200명 회원들을 상대로 로비스트라는 단어를 뺀 새로운 단체명에 대한 투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애초 ‘대정부 전문직 협회’(AGRP)와 ‘전미 대정부 전문직 협회’(NAGRP)를 염두에 뒀으나, 지난 14일 ‘대정부 전문직 협회’로 결정했다. 직업에 대한 설명도 ‘로비와 공공정책과 변호 전문직’으로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 30일간 회원들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벌여 투표 회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단체명 변경을 확정하게 된다.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이 오랜 기간 자신들을 규정해온 고유명사를 버리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더는 로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로비스트들은 스스로를 입법과 정치, 변호 업무 등 광범위한 공적 영역에 종사하는 전문직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부정·부패와 로비스트를 연결짓는 ‘부정적인 사회 인식’도 불만이란다. 몬트 워드 미국로비스트연맹 대표는 “사람들이 로비스트를 주머니에 현금이나 넣고 돌아다니는 사람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1997년부터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워드 대표는 “이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이름을 바꾼 뒤에도 로비스트들을 옹호하고, 그들이 좀 더 윤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체명에서 로비스트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크다. 하워드 말로위 전 미국로비스트연맹 대표는 “로비스트의 이익을 꾸준히 대변하는 단체가 필요한 것이지, 로비 조직이라는 걸 창피하게 생각하는 단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2000년에도 이름을 바꾸는 것을 고려했고, 이후로도 명칭 변경이 몇차례 화두로 떠올랐으나 실제 명칭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를 보면, 2007년 1만4842명이던 등록 로비스트는 2012년 말 기준으로 1만2407명으로 줄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로비 탓에 각종 정책들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커지자 여론이 험악해지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 데이비드 시실린은 최근 로비스트들을 의사당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로비스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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