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화제]
교황청, 사치 논란 독일 주교 정직
교회건물에 450억·욕조에 2천만원 써
교황청, 사치 논란 독일 주교 정직
교회건물에 450억·욕조에 2천만원 써
사치로 물의를 일으킨 독일의 ‘명품 주교’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각) 교황청이 독일 림부르크 교구의 프란츠페터 테바르츠판 엘스트(53) 주교한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주교에 대한 교황청의 진상조사와 감사가 끝날 때까지 교구를 떠나 있으라는 명령이다. 그는 주교관 등 교회 건물의 신축·개축 때 수백억원을 지출하는 등 성직자로서 부적절한 씀씀이로 지탄을 받아왔다.
이 주교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교관 신축 등 교회 건물 공사에 3100만유로(약 450억원) 넘게 지출했다. 2010년 계획 당시 예정된 공사비 550만유로의 6배가 넘는다. 독일 언론이 보도한 공식 기록을 보면, 주교관 욕조 가격 1만5000유로(약 2180만원), 회의용 탁자 가격 2만5000유로(약 3635만원), 개인 예배실 공사 비용이 290만유로(약 42억원)에 이른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 주교의 일등석 인도 여행 일화를 전했다. 이 주교는 인도의 극빈자들을 만나러 가는 출장길에 항공기 일등석을 탔다. 이 사실이 문제가 되자 비즈니스석을 탔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탄로나 다시 비판을 받았다.
이번 사태는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이후 이미지 쇄신에 노력해온 전체 가톨릭에도 악재로 평가된다. 청빈한 삶으로 칭송받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각종 성추행과 부정부패 논란에 휩싸인 교회를 향해 “왕자로 살지 말고 빈자들 곁으로 가라”는 가르침을 강조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7일 로베르트 촐리치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을 만나 이번 사태를 논의했고, 20일에는 20분간 ‘명품 주교’를 만났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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