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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럽, 아프리카에 가전폐기물 떠넘기기

등록 2013-11-05 20:04수정 2013-11-05 22:34

영 기업, 중고 냉장고 불법 수출
가나서 수입금지 하자 “투자 철회”
바젤협약서 금지 불구 수출 늘어
영국 최대 가전제품 재활용 전문업체가 재사용이 불가능해 폐기물이나 다름없는 중고 냉장고를 최근 아프리카 가나에 다량 수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나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 1월부터 중고 냉장고 수입을 금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 “중고 가전제품 및 부품 재활용 업체 인바이론컴이 가나 정부의 수입 금지 조처를 무시한 채, 최근 컨테이너 37개 분량에 이르는 중고 냉장고 약 4000대를 수출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2003년 창업한 이 업체는 영국의 대형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딕슨스와 아르고스 등에서 수거한 중고 가전제품과 부품을 재활용하는 이 분야 1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바이론컴 쪽은 지난 6월 가나 정부에 서한을 보내 “중고 냉장고 부품 수출 금지 조처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미 약속한 수백만파운드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을러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업체 쪽은 “가나 정부의 수입 금지 조처로 수출을 중단했지만, 일부 컨테이너의 통관 절차가 늦어져 현지에 늦게 도착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가나 정부 당국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수입 금지 조처 발효 이후에도 불법 수입된 중고 냉장고 적발 건수가 177건에 이른다”며 “불법 수입된 중고 냉장고의 90%가 영국에서 보내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내놓은 최신 보고서를 보면, 유럽 등지에서 가나로 수출되는 중고 가전제품의 75%는 사용이 불가능해 곧바로 폐기물처리장으로 보내진다. 이들 폐가전제품에선 납 등 각종 중금속과 프레온 가스 등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09년 내놓은 자료에서 “가나의 전체 수입품의 70%가 중고 가전제품이며, 이 가운데 30%는 작동이 되지 않는 폐기물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89년 3월 체결돼 180개국이 가입한 바젤협약은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금하고 있다. 바젤협약 사무국이 2011년 12월 내놓은 자료를 보면, 유럽에서 한해 배출되는 가전제품 폐기물 900만t 가운데 공식 경로로 수거되는 폐기물은 300만t에 그친다. 보고서는 “나머지 폐가전제품 상당수는 ‘중고 가전제품’이나 ‘구호물품’이란 꼬리표를 달고 안트워프(벨기에)·암스테르담(네덜란드) 항구를 거쳐 가나·라이베리아·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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