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사진)이 17일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4. 레싱의 작품을 출판해 온 하퍼콜린스는 “50편 이상의 소설과 다수의 논픽션, 시 작품을 내놓은 고인이 이날 아침 일찍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19년 10월 옛 페르시아(현 이란) 땅에서 태어난 레싱은 아프리카 서던로데시아(현 짐바브웨)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이 때문에 대표작인 <황금노트북>을 비롯한 여러 편의 소설에는 옛 대영제국 영토 곳곳을 여행한 어린 시절 경험이 녹아 있다.
1950년 첫 작품 <초원은 노래한다>를 펴낸 이래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레싱의 대표작으론 <어두워지기 전의 여름>, <다섯째 아이>, <폭력의 아이들> 연작 등이 꼽힌다. 그는 특히 인종·이념·젠더 등의 문제를 자유분방한 필체로 그려내 20세기 영미권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한때 영국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던 그는 소련의 ‘교조주의’에 반발해 당을 떠났다. 여성작가로는 11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는 수상 당시 88살의 나이로 역대 수상자 가운데 최고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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