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을 두차례나 수상한 저명한 생화학자 프레더릭 생어(사진)가 19일 노환으로 숨졌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95.
생어는 1958년 인슐린(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 순서를 포함한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첫번째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이어 1980년엔 월터 길버트와 함께 ‘핵산의 배열 순서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연구’를 평가받아 같은 분야에서 두번째 노벨상을 수상했다. 노벨상을 두차례 수상한 것은 마리 퀴리, 라이너스 폴링, 존 바딘 등에 이어 4번째이며, 화학상 분야에선 생어가 유일하다.
<가디언>은 생어가 “인간의 건강과 운명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과 리보핵산(RNA)·데옥시리보핵산(DNA)이란 두 가지 주요 분자의 실체를 밝혀낸 생화학자”라며 “무엇보다 화학적 인슐린 합성을 비롯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그의 연구 성과가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1983년 모교인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직에서 퇴직한 생어에게 영국 왕실은 기사 작위를 주려 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한 채 공로훈장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단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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