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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사랑은 증오보다 사람의 본성에 더 가깝다”

등록 2013-12-06 11:10수정 2013-12-06 11:39

넬슨 만델라. 한겨레 자료사진
넬슨 만델라. 한겨레 자료사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감동의 명언들
“필요하다면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피부 색깔이나 가정 환경·종교 등의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도록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증오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증오를 배운다면 사랑도 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랑은 증오보다 사람의 본성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함이란 감춰져 있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불꽃이다.”

넬슨 만델라는 1995년 출간된 자서전 <자유를 향한 여정>에서 인간이 가진 사랑의 본성, 그 위대함을 감동깊게 적고 있다. 거인이 아니라면 27년 옥살이를 했고, 온갖 핍박과 탄압을 받았던 사람에게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18년이 흘러 이제 인종차별 철폐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노력했던 그는 영원히 잠들었다.

만델라는 떠났지만 그의 말들은 남았다. 어디에 있든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델라의 말들은 세계 곳곳에 쌓였다.

지난 2011년에는 오랫동안 인종차별과 싸우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만델라의 어록을 집대성한 책 <자신이 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By Himself·영문판)라는 책까지 나왔다. 요하네스버그의 넬슨 만델라 기념센터가 펴낸 이 책은 일기, 편지, 연설문, 인터뷰 등에서 2000여 어록을 뽑아내 희망, 용기 등 300여개의 소주제 아래 288쪽에 걸쳐 싣고 있다.

만델라의 핵심 사상은 그가 남긴 어록집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그가 1964년 4월20일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남긴 최후 진술은 이른바 ‘만델라 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다. 만델라는 “나는 일생 동안 아프리카인의 투쟁에 헌신해왔다. 나는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도 맞서 싸웠고 흑인이 지배하는 사회에도 맞서 싸웠다. 나는 모든 사람이 조화롭고 평등한 기회를 갖고 함께 살아가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이상을 간직해왔다. 필요하다면 그런 소망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을 남겼다.

결국 만델라는 27년 동안 복역을 해야했지만, 분노의 목소리보다 평화의 목소리를 높였다. 1990년 2월11일 그는 옥살이를 끝내고 나와 “나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와 민주주의 자유의 이름으로 인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넸다. 만델라는 이어 “나는 선지자가 아니라 여러분의 천한 종으로 서 있다. 당신들의 영웅적인 희생으로 내가 오늘 여기 서 있게 됐다. 그러므로 난 남은 내 인생을 여러분의 손에 맡긴다”고 시민들을 향해 이야기했다.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그의 말에서도 묻어난다. 만델라는 1994년 5월 남아공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새로 태어난 자유에 영광과 희망을 돌린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범법자 신세였던 우리는 오늘 우리의 땅에 세계 각국을 초청하는 귀중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우리는 결국 정치적 해방을 이뤄냈다. 우리는 아직도 빈곤과 박탈, 성차별 등 여러 차별에 묶여 있는 우리 국민을 해방시킬 것임을 맹세한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 사람에 의해 사람이 억압받는 일이 결코, 결코, 결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자유가 흘러넘치도록 하자.”

그가 긴 시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연설을 했던 것은 ‘진실한 말’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넬슨 만델라는 2000년 남아공 더반에서 국제 에이즈 콘퍼런스 폐막연설에서 오랜 수감생활 중 고독과 정적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전했다. 그는 “나는 말을 결코 가볍게 하지 않는다. 27년의 옥살이가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고독의 고요함을 통해 진실한 말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깨닫게 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1994년 한 인터뷰에서는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닥쳐올 현실을 직시하는 듯한 유언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이 속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 마쳤다면 그는 평안하게 안식을 취할 수 있다. 난 그런 노력을 했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영원히 잠잘 수 있을 것이다.”

넬슨 만델라의 명언은 글뿐 아니라 영상 등으로도 널리 전파되고 있다. 넬슨 만델라의 생일인 지난 7월18일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만델라의 명언이 실린 짧은 동영상 ‘더 파워 오브 워즈’(The Power Of Words)가 내걸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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