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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남아공, 인종·종교·부족 넘어 ‘마디바 추모의 무지개’

등록 2013-12-08 20:05

주마 대통령, 국가 애도기간 정해
“목소리 높여 노래 부르고 춤추며
최선의 방식으로 마디바 기리자”
11~13일엔 만델라 주검 일반 공개
장례식 15일 고향 쿠누서 국장으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에 휩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고인이 온 삶을 바쳐 이루고자 한 ‘무지개 나라’가 며칠이나마 현실화됐다. 5일 밤(현지시각) ‘마디바’(만델라의 존칭 겸 애칭)의 서거가 발표된 이후, 인종·부족·나이·종교 따위를 뛰어넘은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국장이 치러지는 15일까지 수도 프리토리아와 만델라의 고향 쿠누 등 각지에서 추모 행사를 열어 모든 남아공 사람이 하나되는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추모 열기의 구심은 요하네스버그 북부 하우튼에 있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집 앞이다. 8일 현재 이곳엔 추모객들이 놓고 간 촛불과 꽃다발, 마디바의 초상화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할머니에서 만델라가 공직에서 물러난 뒤 태어난 꼬마들까지, 유대인·무슬림·크리스찬·하레크리슈나(힌두교의 한 종파)를 초월한 다양한 추모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추모객 부시 응툴리는 이 신문에 “이건 정말, 모두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무지개 나라”라고 말했다. 또다른 추모객 제니 호가스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고 첫 선거를 치르던 1994년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벅차오르는 슬픔과 감격을 표현했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모두 함께 만델라를 추모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경기장·강당·교회·회당에 나가 만델라를 추억하자. 우리를 새 사회로 이끈 걸출하고 혁명적인 이의 삶을 기리며 목소리를 높여 노래 부르고, 춤추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하자. 우리가 아는 최선의 방식으로 마디바를 기리자”고 촉구했다.

주마 대통령은 정부 누리집에 추도 기간 일정을 발표했다. 이 기간에 남아공의 모든 관공서에는 조기가 내걸린다. 남아공 정부는 10일 8만명 규모의 요하네스버그 에프엔비(FNB) 경기장에서 공식 영결식을 치른다. 영결식에는 수용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추모객이 몰릴 전망이다. 이어 11~13일 프리토리아의 정부청사 유니언빌딩에서 만델라의 주검이 일반에 공개된다. 남아공 정부는 치안군의 엄격한 통제 아래 “위엄 있고 질서정연하게” 만델라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유니언빌딩 근처 도로가 폐쇄되고 카메라와 휴대폰 소지 등은 금지된다. 장례식은 15일 만델라의 고향인 쿠누에서 국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식 다음날은 남아공 휴일인 ‘화해의 날’이다. 아파르트헤이트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모든 인종의 평화를 기원하는 날이어서, 만델라의 유산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영결식과 장례식 등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이들은 텔레비전 생중계를 보며 추모 행사에 함께할 수 있다.

만델라의 가족들은 7일,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 슬픔과 감사의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가족 대변인인 템바 템플레톤 마탄지마는 성명을 통해 “우리 가족의 기둥은 27년간 감옥에 갇혀 떨어져 지낼 때처럼 떠나갔지만 우리의 마음과 영혼 속에서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이틀간은 쉽지 않았고, 앞으로도 기뻐할 날이 오지 않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각지에서 받은 지지와 함께 때가 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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