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루살렘·베들레헴 등 방문
동방정교회와 공동 미사 집전도
동방정교회와 공동 미사 집전도
교황 프란치스코가 5월 이스라엘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요르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교황은 이날 일요일마다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연설과 축복을 하는 의식을 거행하며 “성탄절 기간의 기쁜 분위기에 맞춰, 5월24~26일 암만, 예루살렘, 베들레헴을 방문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번 방문에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짚었다.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화해를 축하하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를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5일은 교황 바오로 6세와 그리스정교회의 수장인 아테나고라스 콘스탄티노플 총주교가 예루살렘에서 역사적 만남을 가진 지 꼭 50돌을 맞는 날이었다.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는 전체 교회의 통치권을 놓고 대립하다 1054년 서로 파문하며 갈라섰다. 두 교회의 수장은 1964년 1월5일에 만나 910년 만에 상호 파문을 폐기하고 역사적인 화해를 이뤘다. 교황은 예루살렘의 성묘교회에서 현재 동방정교회의 바르톨로메오 총주교와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이-팔의 평화를 위해 ‘정치적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지난해 3월 즉위한 이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팔의 화해를 촉구해왔다. 교황은 지난 성탄절에도 “(예수가) 세상에 태어난 땅을 축복하소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회담에도 좋은 결과가 있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예루살렘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영역인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에서도 미사를 올린다. 이-팔 두 나라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교전을 벌여 세살배기 어린이를 비롯해 2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대화를 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적극적으로 중재하자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이번 방문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해 3월 즉위한 뒤 스스로 결정한 첫 국외 순방이다. 지난해 7월 브라질 방문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계획한 일정을 따른 것이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