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호주 해군, 블랙박스 신호 감지
지지부진하던 수색작업 활기띨듯
지지부진하던 수색작업 활기띨듯
6일로 실종 30일째를 맞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의 행방을 추적할 만한 음향신호가 잇따라 포착돼 지지부진하던 수색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앵거스 휴스턴 국제수색단장은 6일 퍼스의 피어스 공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일 중국 순시선이 실종기 비행기록장치에서 발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음향신호를 두차례 서로 다른 지점에서 포착했다”며 “6일엔 오스트레일리아 해군 수색선도 첫번째 신호음이 감지된 지점에서 약 2km 떨어진 해상에서 90초간 비슷한 신호음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지된 음향신호는 모두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블랙박스가 발신하는 신호음과 주파수 대역이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대단히 중요하고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으로선 탐지된 신호음이 실종기에서 발신된 것이란 확증은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바다 속에 있는 비행기록장치를 꺼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5일 “해군 순시선 ‘하이쉰 01호’가 남위 25도, 동경 101도 해상에서 실종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77기 비행기록장치의 신호 발신장치 주파수 대역(37.5kHz)과 같은 음향신호를 감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항공 여객기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 이날로 30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실종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오스트레일리아 주도로 중국·미국·영국 등이 참여한 다국적 수색팀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흔히 ‘블랙박스’로 불리는 보잉 777기의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는 수심 4300m에서도 초음파 신호음을 발신할 수 있지만, 배터리 수명은 30일 남짓에 그친다. 국제수색단이 지난 4일부터 수심 6100m까지 음향신호 탐지가 가능한 최첨단 음파탐지장치를 동원해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에이피>(AP) 통신은 “국제수색단은 항공기 12대와 선박 13대를 투입해 음향신호가 잡힌 오스트레일리아 서남단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2천km 떨어진 3개 지점 21만6천㎢ 해역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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