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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중국군 ‘경제 스파이’ 5명 기소

등록 2014-05-20 19:50수정 2014-05-20 20:50

원자력·철강기업 기밀 해킹 혐의
외국 정부쪽 인사 기소 첫 사례
미 법무 “더 참을 수 없는 수준”

중 “세계 최대 해킹국은 미국”
대사 초치해 “양국관계 훼손” 항의
사이버전쟁 공방 재가열 조짐
‘수배자를 찾습니다. 수배자: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 5명. 혐의: 경제 스파이, 기업 기밀 절취 등.’

미국 법무부가 19일 미국 기업들을 해킹한 혐의로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 5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수배 전단 내용이다.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해킹에 대해 강공책을 들고 나왔다. 말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보고 형사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미국이 외국 정부 관계자를 해킹 혐의로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중 간의 사이버 전쟁이 다시 가열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인민해방군 61398부대 소속 군인 5명은 웨스팅하우스와 유에스스틸 등 원자력·철강 관련 미국 5개 대기업과 미국 철강노조(USW)의 컴퓨터를 해킹해 기업 기밀 정보를 빼냈다. 이로 인해 해킹 피해가 발생한 시점에 피해 미국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던 중국 국영기업들이 이익을 본 사례가 있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예컨대, 웨스팅하우스는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협상전략을 해킹당한 것은 물론, 최고경영자의 이메일을 포함해 70만쪽에 이르는 이메일 메시지를 해킹당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외국이 군사·정보 기관을 이용해 미국 기업의 기밀이나 민감한 사업정보를 얻고자 해킹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언론 보도나 법무부 기소내용을 보면 미국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은 미국 법무부가 왜 기소까지 하게 됐고, 과연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들은 기소 배경을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에 노골적으로 모욕을 줌으로써 중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앞으로 중국 영업에 차질이 올 것을 각오하고 기소에 합의할 정도로 피해를 많이 당했다는 점,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 국가안보국(NSA) 도청 폭로 이후 궁지에 몰린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 등도 관련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배경이 무엇이든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주장하는 바는 군사·정보 기관이 국가안보 관련 스파이 행위는 할 수 있지만 상대국 기업 기밀을 빼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 정보기관도 외국과 무역협상 때 협상전략을 빼내고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에 대해 해킹을 하는 등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해킹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일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를 전달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밤 성명에서 “미국이 음모를 꾸며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며 “이는 엄중하게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중-미 협조와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군은 인터넷을 통해 기밀 정보를 빼내는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이미 공개된 수많은 자료를 보면 미국은 중국의 정부기관과 기업, 대학 등을 도청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통해 미국의 사이버 해킹 자료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신화통신>은 20일 익명의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대변인을 인용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사이버 해킹 국가이며 주요 대상은 중국”이라고 보도했다. 이 대변인은 “올해 3월19일부터 5월18일까지 두달 동안 미국은 2077개의 트로이목마 프로그램과 좀비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내 118만대의 서버를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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