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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과거 ‘페북 글’에 발목 잡힌 타이 미스유니버스…눈물 흘리며 왕관 반납

등록 2014-06-10 11:48수정 2014-06-10 13:19

지구촌 화제

쿠데타로 얼룩진 타이 정국의 분열 속에서 친탁신 ‘붉은 셔츠’ 시위대를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타이 미스유니버스가 눈물을 흘리며 왕관을 반납했다.

지난달 타이 미스유니버스로 뽑힌 웰루리 딧싸야분(22)은 9일 방콕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면서 “조건 없이 타이틀을 반납하겠다”고 말했다고 <방콕포스트> 등이 전했다. 웰루리는 처음에는 왕관을 지키려고 했으나 “어머니가 밤잠을 못 이루는 것을 보고 물러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배우 겸 토크쇼 진행자인 웰루리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붉은 셔츠 시위대에 대해 “더럽다” “악한 무리” “모두 처형해야 한다”고 적었다. 웰루리는 “나는 중립적이지 않다, 나는 국왕 폐하의 편”이라고 페이스북에 적기도 했다. 붉은 셔츠 시위대가 타이 왕실에 도전하는 세력이라고 본 것이다. 웰루리는 대회 입상 뒤 이 글들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았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 부지국장은 트위터에 “(그에 대한) 더 나은 타이틀은 미스 타이 정치 분열일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타이에서는 탁신 전 총리가 쿠데타로 쫓겨난 지난 2006년 뒤 친탁신 시위대인 붉은 셔츠와 반탁신 시위대인 노란 셔츠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친 탁신 ‘붉은 셔츠’ 시위대 모두 처형해야”
입상 뒤 페북 글 화제…인터넷서 비난 쏟아져
사건 계기로 참가자들 소셜미디어 글 검토 도입

비난이 쏟아지자 웰루리는 지난달 19일 “나는 부주의했고 어렸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왕관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등에서 비판은 계속됐다. 웰루리가 타이 미스유니버스가 되기에는 너무 통통하다며, 주최 쪽과의 모종의 관계 때문에 1등이 된 것 아니냐는 글들까지 떠돌았다. 웰루리 사진과 고질라 사진을 나란히 놓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떠돌았다.

웰루리는 왕관을 반납하면서 “내가 우승했을 때 가족도 행복했다. 하지만 비난이 쏟아지면서 더이상 우리 가족은 행복하지 않았다”며 “어머니가 걱정됐다. 내가 (왕관을 지키려) 애쓴들 어머니가 행복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웰루리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경우를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도 했다. “무지에서 비롯된 행동이 나중에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고 말했다.

웰루리가 사퇴하면서 새 미스유니버스는 2위 입상자에게 돌아간다. 웰루리는 우승 상금 400만바트를 어떻게 할지는 대회 관계자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타이 미스유니버스 조직위원회는 웰루리 사퇴 사건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대회 참가자들이 소셜미디어에 썼던 글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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