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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쟁 기업 블랙워터가 사실은 ‘슈퍼 갑’?
미 국무부, 살해 위협 받고도 ‘쉬쉬’

등록 2014-06-30 20:15수정 2014-06-30 21:49

2007년 이라크 현지 감사에 불만
조사단장에 ‘당장 죽일 수 있다’
조기 귀국 뒤 보고에도 제재 안해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할 때 대사관 등의 경호를 맡았던 용병업체 ‘블랙워터’의 현지 책임자가 2007년 8월 미 국무부 조사단의 내부 감사활동에 불만을 품고 살해 위협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는 30일 국무부 내부 자료 내용을 따 이렇게 전하고, “이 때문에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조사단이 관련 내용을 보고했지만 국무부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워터 직원들이 총기를 난사해 이라크 주민 17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미 국무부는 블랙워터와 맺은 경호 용역계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007년 8월1일 한달 일정으로 조사요원 2명을 이라크로 파견했다. 이 업체가 2006년 말까지 국무부와 맺은 용역계약 규모는 약 10억달러나 됐다.

조사단은 블랙워터가 직원 수 부풀리기 등을 통해 비용을 과다 청구하는가 하면 각종 안전규칙을 줄줄이 위반한 사실 등을 파악했고, 블랙워터의 이라크 지사장을 직접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뉴욕 타임스>는 “잔 릭터 조사단장과 만난 대니얼 캐롤 지사장은 ‘지금 당장에라도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라크에 있기 때문에 당신을 죽인다 해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이런 사실을 대사관 쪽에 통보했지만,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켜 일상업무를 방해한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결국 위협을 느낀 조사단은 예정을 1주일 이상 앞당겨 서둘러 귀국했다. 릭터 단장은 그해 8월31일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 “대사관이 블랙워터를 지휘하는 게 아니라, 블랙워터가 대사관을 지휘하는 형국”이라며 “블랙워터 직원들은 자기들이 법 위에 서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무부 쪽은 당시 아무런 제재 조처도 내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9월16일 블랙워터 소속 경호요원들이 바그다드 중심가 만수르 지역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을 벌여, 9살 어린이를 포함해 이라크 주민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건에 가담했던 블랙워터 직원 4명은 7년여가 흐른 최근에야 재판에 회부됐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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