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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군부·이란 돌변…‘팽’당한 말리키

등록 2014-08-13 20:20수정 2014-08-13 22:37

군 “현 총리 편 서지 않을 것”
‘우군’ 이란도 “새 총리 지지”
말리키 버티기 한계…축출 임박
3연임을 밀어붙이려던 누리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시도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그가 공을 들여온 군부가 등을 돌린데 이어, 집권기간 내내 든든한 우군이었던 이란마저 새 총리 지명자를 지지하고 나선 탓이다.

말리키 총리는 12일 오후 성명을 내어 자신의 명령에 따라 10일 밤부터 바그다드 일대에 배치됐던 특수부대 병력에게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명했다. 푸아드 마숨 대통령이 하이데르 아바디 전 의회 부의장을 차기 총리로 지명한 이후에도 이들 병력이 바그다드 주요 길목에서 삼엄한 경계에 나서면서, 일부에선 말리키 총리가 친위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전날까지 새 총리 지명의 부당성을 법정에서 다툴 것이라며 완강하게 버티던 말리키 총리가 하룻 만에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 <뉴욕 타임스>는 “막판까지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려던 말리키 총리의 노력이 모두 좌절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라크 정부 고위인사들은 11일 밤 말리키 총리를 만나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물러나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엔 군 고위 관계자가 마숨 대통령과 아바디 총리 지명자에게 “군은 말리키 총리 편에 서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말리키 총리의 버팀목 구실을 해 온 ‘시아파 종주국’ 이란도 12일 “이라크의 헌법적 절차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아바디 지명자에 대한 지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알리 샴하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아바디 지명자가 “테러단체와 맞서 싸우는데 필요한 통합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변화는 이란에서 오랜 기간 망명 생활을 했던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말리키 총리의 사임을 압박해온 시스타니는 최근 이란으로 특사를 파견해 보다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라크 정치권에선 말리키 총리의 ‘퇴임 이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는 “퇴임 이후 면책특권과 신변안전 등을 보장해 주기 위해 말리키 총리를 상징적 지위인 부통령직에 임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일부에선 퇴임과 함께 말리키 총리가 국외 망명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병과 특전사 요원을 포함한 미군 군사자문단 130명이 12일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수도인 아르빌에 도착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미 국방부 쪽은 이들이 이라크 북부 신자르 산악지대로 피신한 야지디족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파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작전수행을 위한 지상군 파병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군사자문단 250명을 바그다드와 아르빌에 파견한 바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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