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러 푸틴 ‘우크라 야심’ 노골화…미·EU·나토 군사대응은 ‘삐걱’

등록 2014-09-01 20:05수정 2014-09-01 21:04

푸틴 “동남부 ‘국가지위’ 논의” 주장
독립국가 인정 협상 요구 밝힌듯
오바마 반대속 일부 “무기 제공” 촉구
EU·나토도 동맹국간 이견으로 불화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국가 지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야심의 일단을 비쳤다. 노골화하는 푸틴의 야망 앞에서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할지를 놓고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1일 러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주민의 합법적 이익을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의 국가 지위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러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 대변인이 “대통령의 발언은 동부 지역의 독립을 거론한 것이 아니라, 이 지역 분리주의 반군들이 참여하는 협상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전형적인 러시아식 ‘치고 빠지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진 못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추가 경제제재에 나선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제재를 넘어 군사적 맞대응을 추진할지를 두곤 견해 차가 크다.

미국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직접 군사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위원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에 이어 31일엔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까지 이를 촉구하고 나섰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연합, 나토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싸우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장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추가 침공의 대가를 치르도록 우크라이나군에 방어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도 무기공급 문제를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상황이 변했다”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결단을 압박했다.

하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반군 지원을 ‘침공’이 아닌 ‘침범’으로 부르면서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을 배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이 더 큰 비용과 추가 제재를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미국의 카드에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나토 내부의 견해 차는 한층 심각하다. 나토 가입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문제는 물론, 나토 내부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놓고서도 동맹국 간 불화가 불거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 전했다. 30일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리투아니아 등 일부 회원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은 반대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나토 동맹국 영토에 나토 병력을 전진배치하는 방안을 놓고도 미국과 영국, 동구권 국가들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선 ‘나토군의 동진’을 주장하는 반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신냉전’을 부를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병력 1만명을 폴란드에 영구주둔시키자는 폴란드 및 발트해 3국의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나토는 오는 4~5일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새로운 ‘준비태세 실행계획’을 논의하지만, 일치된 군사적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