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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하반신 마비’…세포 이식 뒤 다시 걷는다

등록 2014-10-21 20:21수정 2014-10-21 21:31

척수신경 절단된 불가리아 남성
후각세포 OEC 척수 주입해 효과
하반신이 마비된 남성이 코에서 떼어낸 세포를 척수에 이식받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척수신경이 완전히 절단된 환자가 재활에 성공한 첫 사례라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불가리아인 다레크 피디카(40)는 4년 전 흉기에 등을 수차례 찔렸다. 이후 가슴 아래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는 하루 5시간씩 주 5일 강도 높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폴란드 의료진과 영국 과학자들은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초성세포(OEC)에 주목했다. 이 세포는 후각의 신경섬유가 끊임없이 재생되도록 돕는 구실을 하는데, 냄새 인식 회로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재생되는 유일한 신경기관이다.

첫 두 수술에서 의료진은 피디카의 콧속 후신경구를 하나 떼어내 2주간 배양했다. 손상된 척수 주변에 후각초성세포들을 주입했고, 그의 발목에서 떼어낸 네 줄기의 신경조직은 8㎜ 벌어진 척수 쪽에 이식했다. 후각초성세포 이식으로 자라난 신경섬유는 손상 부위를 연결하는 구실을 했다. 피디카는 물리치료를 다시 받기 시작했고, 수술 석달 뒤 그의 왼쪽 허벅지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6개월이 지나자 보조장치를 끼고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난간을 잡고 발걸음을 뗐다. 피디카는 “새로 태어난 것 같다”고 말하며, 언젠가 자유로운 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제 운전도 하고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영국 연구팀을 이끌었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신경학연구소의 제프 레이즈먼 박사는 “인류가 달에서 걷는 것보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피디카의 ‘기적’은 장애인 아들을 둔 한 아버지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데이비드 니컬스는 2003년 사고를 당한 아들의 몸이 마비되자, 니컬스척수손상재단(NSIF)을 설립한 뒤 마비 치료 연구에 100만파운드를 지원했다. 이번 피디카의 수술에도 24만파운드를 추가 지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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