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가툼 연구소, 142개국 조사
한국 25위…아시아에서 5번째
사회적 자본·개인자유 뒤처져
한국 25위…아시아에서 5번째
사회적 자본·개인자유 뒤처져
노르웨이가 6년 연속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선정됐다.
영국 런던에 있는 레가툼 연구소는 최근 세계 142개 나라를 대상으로 ‘2014 세계 번영 지수’를 발표했다. 이 싱크탱크는 2008년부터 경제, 기업가 정신, 거버넌스, 교육, 개인의 자유, 보건, 안전, 사회적 자본 등 8개 분야의 점수를 매겨 살기 좋은 나라 순위를 정한다.
보고서를 보면 5개 항목에서 상위 5위 안에 오른 노르웨이가 2009년 이래 6년 연속 선두를 달렸다. 스위스가 2년 연속 2위, 거버넌스·개인의 자유에서 세계 최정상을 다투는 뉴질랜드가 3위에 올랐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과 네덜란드 등 베네룩스 3국이 뒤를 이었고, 미국은 10위에 그쳤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18위), 일본(19위), 홍콩(20위), 대만(22위) 순이었다. 한국은 25위로 아시아권 5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26위)과 이탈리아(37위)보다는 앞섰다. 프랑스도 처음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21위에 그쳤다. 서방의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유럽에서는 최하위인 68위로 미끌어졌고, 중국은 54위에 그쳤다.
노르웨이는 8개 평가 전항목에서 7위권 내에 들었는데, 특히 사회구성원 간의 협조나 네트워크, 자선 등을 일컫는 사회적 자본(1위)의 우수함이 두드려졌다. 보고서를 보면 사회적 자본과 관련한 질문에서 노르웨이인의 90.2%가 “노르웨이는 이민자가 살기에 좋은 곳”이라고 답했다. 또 94.9 %는 “필요할 때 이웃에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르웨이에서도 국민의 29.7%는 “기업과 정부에 부패가 만연했다”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한국(77.8%)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개인의 자유(2위), 경제(3위), 교육(5위), 보건(5위), 안전(6위)도 높은 순위를 보였다. 노르웨이 국민의 84.8%가 “교육의 질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환경의 아름다움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93.5% 달했다. 교사 한 명당 학생 수는 10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6개 항목에서 상위권(1∼30위)이었지만, 사회적 자본(69위)과 개인의 자유(59위)의 순위는 뒤쳐졌다. “지난달 낯선 이를 도운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3.9%로 세계 평균(48.9%)보다 5%포인트 낮았다. 또 “대다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25.8%만이 “그렇다”라고 답해, 노르웨이(74.2%)와 대조를 보였다.
보고서는 ‘자유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에 대해 “이제는 ‘자유의 땅’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개인의 자유 부문에서 21위에 그쳐 이 항목에서의 순위가 우루과이나 코스타리카보다 낮았다. 중국은 경제지표 등으로 평가한 경제 부문에서는 6위에 올랐지만, 개인의 자유 부문에서 117위를 차지하며 점수를 크게 깎아먹었다.
전쟁은 삶의 질에 최대의 위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내전에 시달리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142위로 꼴찌였고, 시리아(129위)와 이라크(128위), 아프가니스탄(137위)도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