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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0년8개월 돌고돌아 마침내 혜성 착륙…지구생명의 비밀 ‘타임 캡슐’ 열다

등록 2014-11-13 19:37수정 2014-11-14 00:15

탐사로봇 파일리 도착 신호 보내
착륙서 몇차례 튕겨 나가는 사고도
“와!” “우리가 해냈다!”

12일 오후 5시3분(한국시각 13일 새벽 1시3분), 독일 중남부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국(ESA) 관제센터에서는 일제히 환호가 터져나왔다. 로제타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벅찬 감동 속에 서로를 껴안고 등을 두드렸다. 혜성탐사선 로제타에서 분리된 탐사로봇 파일리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C-G)’의 착륙 목표지점에 무사히 내려앉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파일리가 모선인 로제타호에서 분리된 지 7시간 만이다. 로제타호는 2004년 3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10년8개월 동안 이 순간을 위해 날아갔다. 이 혜성은 지구에서 5억㎞나 떨어져 있어, 빛의 속도로 전송되는 착륙신호를 받는 데도 28분이 넘게 걸렸다.

로봇 착륙 책임자인 슈테판 울라메크 박사는 “파일리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 우리가 혜성 위에 도달한 거야”라며 감격해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장자크 도르댕 유럽우주국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인류가 혜성 궤도에서 랑데부 비행을 한 것도, 혜성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늘은) 유럽우주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매우 위대한 날”이라고 선언했다. 인류가 태양계 형성과 지구 생명의 비밀을 품은 혜성의 ‘타임캡슐’을 열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우주국은 그러나 파일리의 착륙 과정에서 약간의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탐사로봇의 연착륙을 돕는 역분사장치와 착륙 뒤 로봇을 혜성 표면에 고정시켜줄 2개의 작살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착륙 과정에서 한두 차례 튕겨져 나갔다가 다시 착륙한 것이다. 파일리가 대기권이 없고 중력도 약한 혜성 위에 단단히 고정되지 않을 경우 지표층 토양 채취를 위한 드릴링 작업 등은 불가능할 수 있다. 필리프 고동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소장은 “파일리는 사진을 전송하는 등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급경사면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일리는 또 시간이 지나면서 절벽의 그림자에 가려 태양전지 배터리가 작동을 멈춘 상태라고 유럽우주국은 밝혔다. 유럽우주국은 “파일리의 방향을 햇볕 쪽으로 조정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을지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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