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의 퐁텐블로 오세나 경매소에서 열린 경매에서 나폴레옹의 ‘이각 모자’를 낙찰받은 하림그룹 간부 이태균씨가 두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2014.11.16 / AFP 연합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각 모자가 188만4000유로(26억원)에 한국인한테 낙찰됐다. 모자 경매로는 사상 최고가다. 경매소 쪽은 이 한국인이 사업가라고만 밝혔지만, 주인공은 식품업체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파리 인근의 퐁텐블로 오세나 경매소는 나폴레옹의 이각 모자가 188만4000유로에 한국인 사업가에게 낙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모자는 나폴레옹과 먼 친척관계인 모나코 왕실이 소장해오던 것으로 셔츠·메달·열쇠·깃발 등 수백개의 나폴레옹 기념품과 함께 경매에 나왔다. 김 회장은 평소 나폴레옹을 존경해오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사옥 건설을 기념하며 이번 경매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쪽은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폴레옹의 검은색 펠트 모자는 당시 군인들이 널리 썼던 것으로, 나폴레옹이 1800년 마랭고 전투 때 쓴 것으로 세상에 각인됐다. 나폴레옹은 이 모자의 양각이 어깨와 나란히 오도록 비틀어 썼는데, 경매소 관계자는 “당시 모두가 한쪽 방향으로 그 모자를 썼지만, 나폴레옹만이 다르게 써 전장터에서도 모두가 그의 실루엣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나폴레옹의 상장과도 같았던 ‘이각 모자’.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의 퐁텐블로 오세나 경매소에서 열린 경매에서 188만4000유로(26억원)에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한테 낙찰됐다. 2014.11.16 / AFP 연합
이 모자는 나폴레옹이 지휘하던 부대의 수의사에게 선물한 것인데, 모나코 왕가에서 사들여 소장해왔다. 모나코 왕실은 왕궁 보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경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모자의 경매 예상가는 40만유로였는데 4배 이상 비싸게 팔렸다.
나폴레옹은 120여개의 모자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나는 <로이터> 통신에 “현재까지 전해지는 나폴레옹의 모자는 20개뿐이며 대부분은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고 말했다. 5년 전엔 나폴레옹의 군도가 480만유로에 오세나 경매소에서 팔린 바 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하림 쪽에서 나폴레옹의 모자를 산 까닭을 두고 모자가 ‘닭 벼슬’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