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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세계 언론, ‘샤를리 테러’ 집중보도하면서 ‘보코하람 2000명 학살’은 외면

등록 2015-01-14 19:42수정 2015-01-14 21:35

바가 주민들 붙잡아 산 채로 태워
파리 테러 애도 표한 대통령 침묵
프랑스에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17명이 숨질 때, 나이지리아에서는 민간인 2000명이 학살당했다. 세계의 언론과 시민들의 눈은 프랑스에 쏠렸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살해당한 나이지리아인들은 잊혀졌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지난 3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국경에 위치한 보르노주의 바가에서는 보코하람의 학살극이 벌어졌다. 이들은 도망치는 주민이나 집에 있는 주민들을 붙잡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었다. 이웃나라 차드로 가기 위해 차드호를 헤엄치던 이들중 일부는 익사했고 1000여명은 호수 복판에 위치한 섬에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간 숨어있다 도망친 주민 야나예 그레마(38)는 “인근 마을까지 가는 5㎞ 내내 주검들을 밟으며 갔다”고 말했다. 총성이 잦아들 즈음 이 지역 관리들은 많게는 2000명의 주민들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학살극이 벌어지고 아흐레 뒤인 지난 12일 “아직도 숲에 주검들이 널려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은 보코하람뿐 아니라 정부의 위협과 공격에 시달린다. 또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성도 떨어져 현장 소식이나 사진, 동영상도 전해지지 않는다. 그나마 바가 학살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와중에도 작게나마 언론에 알려졌다. 테러 분석가인 맥스 에이브러햄스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2000명을 죽인 보코하람의 가장 큰 학살 사건이 거의 보도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영국의 유명 뮤지션 니틴 소니는 “파리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은 매우 감동적이다.… 세계 언론이 최근 (보코하람의 학살) 뉴스에도 똑같이 분노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는 글을 올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간 <데일리 매버릭>의 사이먼 앨리슨은 “나는 샤를리다. 하지만 나는 바가이기도 하다”며 “21세기에도 아프리카인의 목숨이 서구인의 목숨에 비해 뉴스 가치가 떨어지는 것, 즉 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치권은 더 가관이었다.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애도의 뜻을 전했으나, 자국에서 일어난 보코하람의 바가 학살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이들은 지난해 여고생 납치사건을 저지르는 등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지난해에만 1만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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