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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국제 우라늄연료은행 만들자”

등록 2005-09-28 18:53수정 2005-09-28 18:53

핵무기용 고농축 포기땐 발전용 저농축 제공 원자로 10개 분량 전환 준비…러시아 동참 뜻 프·일·독 등 고농축우라늄 양산국 태도 변수
미국이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포기하는 나라에 원자력 발전용 저농축 우라늄을 제공하는 이른바 ‘국제 우라늄연료 은행’ 창설을 제안하는 등 핵무기 확산 금지를 위한 국제 감시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도 미국의 이런 제안에 동의를 표시했다.

새뮤얼 보드먼 미 에너지부 장관은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연설문에서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HEU)을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전환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는 나라에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고농축 우라늄과 저농축 우라늄은 모두 원자력 발전에 쓰이지만,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 원료로 전용될 수 있는 반면, 저농축 우라늄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

미국의 한 고위 외교관은 “이는 독자적인 핵연료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도 핵연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국적 우라늄연료 은행을 창설하는 구상에 시동을 걸기 위한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할 준비를 마친 고농축 우라늄은 17.4t으로, 원자로 10개를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외교관은 2009년쯤이면 저농축 우라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루미얀체프 러시아 원자력청장도 27일 미국의 이런 구상에 동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우라늄 전환은 양국 간 정치협약을 통해 통제되고 있다”며 “우라늄연료 은행을 국제적인 협약 체제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가 그런 제도와 규칙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은행이 창설되기까진 걸림돌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민수용 고농축 우라늄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말고도 프랑스, 일본, 중국, 독일-네덜란드-영국 컨소시엄 등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이 이 은행에 참여할지, 참여한다면 어떻게 은행을 운영할지 등 구체적인 그림이 아직 나와 있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도 미국의 제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세부적인 논의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외교관은 “국무부 비확산 담당자가 이달 초 파리에서 3명의 국제원자력기구 전문가들과 만났다”며 “국제원자력기구가 미국의 구상과 보조를 맞출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에서 은행 설립에 주요 나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 소식통이 전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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