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잔 유혈사태’ 갈등 끝에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동부 안디잔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놓고 우즈베키스탄과 갈등을 빚어 온 미국이 우즈베크 카리스-하나바드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대니얼 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27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 대통령과 회담한 뒤 “우즈베크 정부는 미군이 기지를 떠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미국은 더 이상의 협의 없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즈베크 정부가 발표한 시한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정확한 철군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우즈베크 정부는 지난 7월 6개월 간의 말미를 줄 테니 기지에서 철수하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프리드 차관보는 미군의 철수 배경에 안디잔 유혈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 요구를 우즈베크가 거부한 상황이 깔려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카리모프 대통령과 모든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다”며 “우리는 시민단체가 미국에서처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지 사용료로 2300만달러를 우즈베크에 지급해 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안디잔 사태의 진실을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프리드 차관보는 28일 우즈베크 시민단체 대표들을 만날 계획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해 우즈베크에 미군을 주둔시켜 왔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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